쌀國調 강기갑 민노의원 “비공개문서 검증 사실상 배제”

  • 입력 2005년 5월 13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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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세계무역기구(WTO)와의 쌀 협상 과정에 이면합의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가 12일 시작됐다.

국회는 이날 ‘쌀 관세화 유예협상 실태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예비조사와 청문회를 포함한 35일간의 국정조사에 착수했다.

국정조사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하는 이날 첫 회의에서는 민주노동당 강기갑(姜基甲·사진) 의원의 ‘나 홀로 싸움’이 주목받았다.

문제가 된 것은 쌀 협상 관련 비밀문서 열람 방식. 여야는 ‘비공개문서는 국회의원만 열람하되 원내 교섭단체에 한해 비밀취급인가증을 가진 전문가 1인이 배석할 수 있다’는 방식에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비교섭단체인 민노당 소속 강 의원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수만 장의 외교 관련 문서를 읽고 해석해야 한다.

강 의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으나 조일현(曺馹鉉·열린우리당) 특위위원장은 강 의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강 의원은 “영어도 못 하고 전문 지식도 없는데 어쩌라는 말이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여러분들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며 농민의 정당을 자임해 온 민노당이 비밀문서 검증에 사실상 배제되는 것에 항의했다.

강 의원의 고군분투로 의원들은 ‘일단 원안대로 가결하되 이후 강 의원이 문서 해독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전문가를 붙여주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특위는 이날 회의에서 허상만(許祥萬) 전 농림부 장관, 한덕수(韓悳洙)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 김현종(金鉉宗) 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증인 31명과 참고인 5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특위는 또 26, 27일 외교 농림 해양수산부 3개 부처의 보고를 받은 뒤 다음 달 13, 14일 공개청문회를 열기로 일정을 잡았다.

쌀 협상 국정조사의 증인 및 참고인
 소속이름 및 직위
증인(31명)재정경제부(6명)한덕수 부총리 겸 장관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윤여권 DDA대책반장안호영 경제협력국장김의수 DDA대책반 팀장 등
외교통상부(7명)반기문 장관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재길 DDA농업협상대사임영록 전 다자통상국장홍종기 통상교섭조정관 등
농림부(11명)박홍수 장관이명수 차관윤장배 농업통상정책관최정섭 전 농업통상정책관 등
해양수산부(5명)오거돈 장관강무현 차관방기혁 국제협력관 등
한국농촌경제연구원서진교 연구원
경북대김충실 교수
참고인(5명)박웅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홍준근 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 등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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