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소유-경영 분리 요구

  • 입력 2005년 5월 12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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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005년 단체협상을 시작하면서 ‘소유·경영의 분리’ 등 회사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안을 내놓아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문제 전문가들은 기아차와 현대차 노조의 채용비리 사건 등으로 노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노조 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2일 펴낸 ‘노조 소식’을 통해 올해 단체협약 요구안을 밝혔다.

노조는 요구안의 첫 부분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확립한다”는 내용을 단체협약 전문에 넣을 것을 요구했다. 또 “회사는 노사 간 심의 의결 없이 해외에 공장을 신설할 수 없다”는 내용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밤 12시 이후의 심야 근로를 없애고 주간에만 8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도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차 공장은 오전 8시 출근 조와 오후 9시 조가 각각 10시간 근무하는 2교대제로 운영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 중에서 회사 측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한 부분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단체교섭에서 나온 적이 없던 요구”라며 “노조가 2세 승계를 문제 삼아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또 임금 삭감 없이 주간 2교대제를 받아들일 경우 근로자당 연간 작업시간이 5200시간에서 4160시간으로 20% 줄어 회사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외 공장을 세울 때 사실상 노조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경영권 침해에 해당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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