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北, 이라크戰 보고 핵보유 결심했을것”

  • 입력 2005년 5월 12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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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전복, 협상, 묵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마이클 아머코스트 전 일본 주재 미국 대사(현 스탠퍼드대 교수·사진)의 말을 인용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선택은 네 가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째,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 방안. 그러나 북한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 그 피해를 한국이 고스란히 받게 될 위험성이 크다.

둘째, 북한 체제 전복 시도. 그러나 미국은 그 구체적 방법에 대한 정보가 없고, 그런 정보를 갖고 있는 중국은 그것을 사용할 기미가 없다.

셋째, 충분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면서 핵 포기를 설득하는 협상. 그러나 6자회담은 정지돼 있고,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원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없다.

넷째,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는 것. 이는 분명 미국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지만 지금처럼 명확한 대북정책이 없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이 중 무엇을 선택하든지 중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이지만 미국은 대북정책이 공허한 것처럼 대(對)중국정책도 분명한 것이 없다고 FT는 비판했다.

FT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하는 것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필연적 대응”이라며 “북한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이유가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인 만큼 같은 꼴을 당하지 않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북핵은 미국의 최대 위협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샌디 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를 위해선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 전반에 대한 포괄적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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