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란 비워 제출하면 교사가 정답 기재…성적조작 제보 확보

  • 입력 2005년 5월 12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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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K고 교사들의 촌지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관련 교사 3명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2003∼2004년 1학년 부장을 맡았던 기술과목 담당 K(53) 교사가 이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아들(18) 학급의 시험감독을 하고 시험지를 집에서 채점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촌지를 받은 K 교사의 아들을 포함한 학생 4명의 예체능 과목 성적이 거의 만점일 뿐 아니라 지난해 6월 학기말 고사에서 학생들의 평균점수가 20∼30점인 수학과목에서도 이들을 포함한 일부 학생이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학생들의 모의 수학능력시험 성적과 내신 성적을 비교하는 한편 답안지 필적과 OMR 카드를 분석하던 중 시험감독관의 직인이 생략된 답안지를 다수 확보했다. 또 일부 과목 시험에서 학생이 답란을 비워 제출하면 교사가 정답을 써넣었다는 제보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K 교사의 아들이 2003년 2월 이 학교 근처 가구점으로 주소지를 옮겼다가 한 달 뒤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위장 전입한 혐의(주민등록법 위반)를 추가로 밝혀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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