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국내 웃음치료사 1호 이요셉씨의 ‘笑門萬福來’

  • 입력 2005년 5월 12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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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웃음치료사로 불리는 이요셉(36) 씨는 경영학을 전공한 뒤 한 종합병원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을 좋아해 레크리에이션 자격증을 따서 틈틈이 봉사활동을 하던 그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는 암 환자를 볼 때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뇌에서 분비되는 모르핀보다 강한 통증 감소 호르몬 ‘엔케팔린’이 크게 웃을 때 많이 나온다는 기사를 읽었다. 놀라운 것은 억지나 거짓으로 웃더라도 그 효과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때부터 그는 혼자 웃기 연습을 했다.

'이요셉 소장의 웃음법' 동영상 보기

길을 가다가도 화장실에서도 혼자 히죽히죽 웃으니 미친 사람인 줄 알고 사람들이 쳐다봤다.


그렇게 하기를 석 달, 그는 봉사활동을 하던 노인대학에서 웃음치료를 처음 시도했다.

처음에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던 노인들이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 이후 그는 웃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웃음연구소(www.hahakorea.co.kr)를 만들고 1년에 수백 회의 강연을 다니며 웃음치료를 전파하고 있다.》

○ 암도 웃음으로 치료한다

처음엔 의심스러웠다. 만약 암 환자에게 누가 찾아와서 억지로 웃기려고 한다면 핀잔이나 듣지 않을까. 실제로 그가 암 환자들에게 강의할 때 일부는 ‘뭐하는 짓이냐’며 나가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암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입니다. 웃음이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면 환자들은 반드시 따라옵니다.”

실제로 그가 알던 한 대장암 환자는 5일 동안 그와 함께 배를 잡고 웃고 나니 면역수치가 두 배 가까이 높아져 의사도 놀랐다.

이 소장은 “하루에 15초 웃으면 수명이 이틀 연장되고 45초 웃으면 고혈압이나 스트레스가 물러간다”고 말했다. 또 3분간 웃으면 11Cal가 소모되는데 이는 같은 시간 동안 조깅을 한 것보다 큰 수치여서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한다.

그래도 웃기지도 않은데 어떻게 억지로 웃을까.

그는 잡고 있던 볼펜을 가로로 무는 시늉을 해 보라고 했다. 그러면 입 꼬리가 올라가면서 웃는 것처럼 보인다.

“하! 해보세요.”(이 소장)

“(조그맣게) 하”(기자)

“목에서 말고 배에서 나오는 소리로요. 더 크게. 하!”(이 소장)

“(크게) 하!”(기자)

갑자기 그가 그 상태에서 낄낄낄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스운지 기자도 따라 웃었다. 그는 이를 ‘펜 테크닉 웃음법’이라고 소개했다.

억지로도 웃을 수 있다. 마음이 얼굴을 바꾼다는 말이 있지만 얼굴이 마음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다. 또 웃음은 전염된다.

○ 웃음의 기술

억지로라도 웃어야 한다면 웃음도 연습하고 배워야 한다는 게 이 소장의 철학이다.

일단 얼굴 근육부터 풀어줘야 한다. 얼굴 스트레칭을 하면 웃는 표정이 예뻐진다. 입을 크게 벌리고 ‘아 에 이 오 우’를 반복하고 입 꼬리를 한껏 올리는 연습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입을 쩍 벌리고 10초간 있다가 자연스럽게 입을 옆으로 벌리는 ‘하마 웃음법’을 연습하면 종일 잘 웃을 수 있다.

일하면서는 틈틈이 ‘웃음 명상법’을 실천한다. 이는 주변의 사물을 볼 때마다 미소 지으며 속으로 ‘고맙다’고 말하는 것. 제 시간에 와 준 버스에, 갑자기 울리는 휴대전화에 미소지으며 그렇게 말한다. 또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으면서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주변 사람에게는 ‘웃음 질문법’을 사용해 보자.

그는 기자에게 하루 중 언제 가장 편한지, 그때 느낌이 어떤지, 오늘 가장 즐거웠던 일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얼굴 좋아 보이네. 무슨 일 있어?” 등의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가도 좋아지기 마련이다. 흔히 걱정한다고 “피부가 왜 그래?” “어디 아파?” 등의 질문을 많이 하지만 그런 말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설사 상태가 정말 나빠 보여도 긍정적으로 물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행복 웃음법’을 연습하자. 즐거운 단어를 쓰면 기분도 좋아진다.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을 반복하면 좋던 기분도 나빠진다. 거울을 보며 ‘즐겁다’ ‘행복하다’ ‘나는 날마다 좋아지고 있다’를 말하며 웃어보자.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라면 웃음뿐 아니라 우울도 전염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소장은 중요한 사람을 만나기 전에 화장실에서 속칭 ‘최불암 웃음법’을 연습한다. 소리를 낮추고 배에 힘을 주면서 ‘파∼하’하며 웃는다.

최고경영자(CEO)에게 웃음은 더욱 중요하다. 이 소장은 “CEO가 웃으면 직원들에게도 전염이 되며 그가 바뀌지 않으면 하늘이 두 쪽 나도 회사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는다”며 “표정도 리더십의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글=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이요셉 소장의 웃음법을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동영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웃음 10계명▼

1. 크게 웃어라. 크게 웃는 웃음이 최고의 운동이며 매일 1분 동안 웃으면 8일 더 오래 산다.

2. 억지로라도 웃어라. 병이 무서워서 도망간다.

3. 일어나자마자 웃어라. 아침에 첫 번째 웃는 웃음이 보약 중에 보약이다.

4. 시간을 정해 놓고 웃어라. 병원과는 영원히 이별이다.

5. 마음까지 웃어라. 얼굴 표정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

6. 즐거운 생각을 하며 웃어라. 즐거운 웃음은 즐거운 일을 창조한다.

7. 함께 웃어라. 혼자 웃는 것보다 33배 효과가 있다.

8. 힘들 때 더 웃어라. 진정한 웃음은 힘들 때 웃는 것이다.

9. 한번 웃고 또 웃어라. 웃지 않고 하루를 보낸 사람은 그날을 낭비한 것이다.

10. 꿈을 이뤘을 때를 상상하며 웃어라. 꿈과 웃음은 한 집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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