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내 딸의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 입력 2005년 5월 12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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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던 남자의 배신으로 여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여자의 어머니는 그 억울함을 호소하며 피를 토하며 울고 있다’-오래된 순애보 영화를 보는 듯 한 이야기가 지금 인터넷에서 네티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세가량의 서모씨의 어머니가 딸이 운영하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에 딸의 사연 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작년 4월께부터 사귀던 김모씨가 서씨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며 성관계를 갖고 두 차례 유산을 시키고도 “내 아기 맞느냐”라고 말하며 서씨를 만나주지 않자 어머니가 김씨를 찾아가 세가지 이유를 들어 김씨의 빰을 때렸다. 첫째는 내 사랑하는 딸을 눈물 흘리게 한 죄, 둘째는 책임지겠다고 하고 안 지킨 죄, 셋째는 앞으로 사람답게 살라며 김씨의 왼쪽 빰을 때렸고 김씨는 바로 폭행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에 불려간 어머니는 지병인 저혈압으로 온몸에 마비를 일으켜 유치장에서 쓰러지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씨가 김씨에게 합의를 간청함에도 김씨는 ‘법대로 하자’고 했다. 그러자 서씨는 ‘엄마 미안해, 엄마에게 다시는 이런 일 안 겪게 할 게’라는 말을 남긴 채 자취하던 서울 화곡동 집으로 가서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숨졌다. 숨진지 엿새 뒤인 지난달 22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서씨 어머니는 게시판 글에서 “한자한자 딸을 땅에 묻는 심정으로 글을 올린다”며 “주위의 사람들이 내 딸의 억울함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쓰고있다. 이 사연은 인터넷상으로 급속히 퍼져 11일 포털사이트 '다음'이 집계한 급상승 검색어 2위에 오르고 12일 8만여명의 네티즌이 서씨의 홈피를 방문했으며 도토리(사이버머니)보내기 운동과 함께 추모와 분노의 글을 띄우고 있다.

또한 서씨를 추모하는 다음카페가 잇달아 개설되고 있고 일부 네티즌은 추모 촛불집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또 게시판에서 " 내딸이 사랑했던 사람이기에 김씨 조차 사랑하고자 합니다. 추모해주심엔 진정 감사 드리지만 김씨가 입장을 밝힐때까지 만이라도 실명을 밝히거나 욕설, 비방은 말아달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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