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두발규정 학생들이 만든다…서울시교육청, 강제로 못깎게

  • 입력 2005년 5월 11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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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학교의 두발 관련 규정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모든 중고교에 “현재의 두발 관련 규정에 대해 학생들이 개정안을 만들게 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11일 내렸다.

이에 따라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두발 규정 개정안 초안을 만들 뿐 아니라 학교운영위원회의 규정 심의 때도 학생 대표가 참관인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됐다.

시 교육청은 또 각 학교에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지 말도록 지시했다.

공정택(孔貞澤)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발표한 ‘서울교육 가족에게 드리는 호소문’에서 “두발 관련 규정은 미풍양속과 사회 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대 상황에 알맞게 제·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재 학교의 두발 지도 지침은 학생, 학부모, 교사가 규정 초안을 만들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생활지도 규정을 만들게 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서울 Y고 이모 교사는 “학생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 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은 아니지 않느냐”며 “학생 지도에 필요한 규정을 학생이 직접 만들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방임주의적인 교육행정이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D고 김모 교사는 “사회가 다양해지고 창의력과 개인의 인권을 강조하는 시대에 학생의 개성을 무조건 통제하려는 것은 모순”이라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한편 학생인권수호 전국네트워크(nocut.idoo.net)는 14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두발제한 폐지와 학생 인권보장을 위한 거리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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