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가 극성을 부리는 지역은 행정수도,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현 정부의 개발계획과 관련된 곳이 대부분이다. 3월에만 충남 연기군의 땅값이 6% 이상 뛰었고 계룡시도 4% 이상 올랐다. 인화성 물질을 뿌려댄 탓에 큰불이 난 것과 같은 상황이다.
정부는 출자총액제한, 수도권규제 등으로 생산적 투자의 진로를 방해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3조6000억 원 규모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까지 막은 것도 정부다. 또 그러면서 다른 개발계획은 수도 없이 꺼내들었다. 이러니 400조 원의 부동자금은 어디로 갈 것인가.
정부가 주택의 보유와 양도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 땅을 사기 어렵게 하는 반(反)시장적 조치를 취한 데다 강력한 투기 단속까지 벌이니 부동산 가격이 당분간 안정될 수는 있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를 실종시켜 시장기능 자체가 정지되도록 만든다면 심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다.
정부는 큰 틀에서 친(親)시장적인 정책을 써야 한다. 지역균형 개발계획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해 투기유발 요인을 줄이는 대신 돈이 생산적 용도로 흐르도록 수도권 규제완화 등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국정운영의 키워드를 ‘형평과 분배’에서 ‘효율과 성장’으로 바꾸는 것이 현책(賢策)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