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12.12 쿠데타’놓고 시청자 찬반 엇갈려

  • 입력 2005년 5월 10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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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제5공화국’은 12·12쿠데타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박인환·왼쪽)을 무능한 인물로 묘사한 반면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이덕화)은 카리스마 있는 군인으로 표현해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한 것 아니냐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제공 MBC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은 12·12쿠데타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박인환·왼쪽)을 무능한 인물로 묘사한 반면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이덕화)은 카리스마 있는 군인으로 표현해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한 것 아니냐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제공 MBC
‘12·12쿠데타(1979년)를 앞둔 전두환은 황산벌에 나가는 계백장군 같다?’

정치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표방한 MBC ‘제5공화국’(토 일 밤 9시 40분, 유정수 극본, 임태우 연출)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 때 11%였던 ‘제5공화국’의 시청률이 8일에는 17.5%(TNS 미디어 코리아 집계)로 상승했다. 이날 방영분은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합동수사본부장 측 군인들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을 연행하는 과정을 다뤘다. 많은 시청자는 극 중 전 본부장과 정 계엄사령관의 심리전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평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와 달리 전 사령관을 너무 미화한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이후 ‘제5공화국’의 시청자 게시판에 오른 총 8000여 건의 시청자 의견 대부분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였다.

‘카리스마와 인간미가 넘치는 전두환’ ‘전사모(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듭시다’ 등 전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과 ‘전두환이 너무 멋지게 나오는데 문제 아니냐’, ‘드라마가 쿠데타를 미화하고 있다’는 상반된 의견이 충돌했다.

한 누리꾼은 “12·12쿠데타를 앞둔 전두환이 가족을 불러놓고 ‘남자란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돼’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영웅적 묘사다”라며 “이덕화가 뛰어난 연기로 전두환을 표현한 반면 정승화 총장이나 최규하 대통령권한대행은 어리숙하고 우둔하게 표현됐다”고 지적했다.

기획을 맡은 신호균 PD는 “극중 인물 묘사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전반부까지는 개인 전두환이 합동수사본부장으로 10·26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을 그리기 때문에 다소 멋있게 보일 수 있지만 12·12쿠데타와 5·18민주화운동은 국가를 핑계로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전두환의 잘못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10·26사태, 12·12쿠데타 등 정치적 역사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장세동 허화평 김진영 씨 등 12·12쿠데타의 주역 17명이 ‘제5공화국 시나리오 오류에 대한 소견’이란 글을 통해 드라마의 내용을 반박하는 등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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