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방과후 교실’운영 신현북초교

  • 입력 2005년 5월 9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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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이 나올지, 상상해보세요.”(보육 교사)

“저는 멋있는 로봇 모양이 나왔으면 좋겠어요.”(어린이)

9일 오후 인천 서구 신현북초등학교(교장 윤봉한) ‘한울 교실’.

정규수업을 마친 이 학교 1, 2학년 학생 30명이 미술수업에 여념이 없다.

한울교실은 이 학교가 지난해 6월부터 맞벌이 부부 등의 자녀를 맡아 퇴근 때까지 교육하는 ‘방과 후 교실.’

이날 수업은 실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

긴 실에 물감을 묻힌 뒤 도화지에 올려놓고 종이를 접어 실을 잡아당겨 각양각색의 모양이 나오자 아이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린이들은 비록 학년과 반은 다르지만 매일 오후면 만나 정(情)이 들었는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이들 학생 대부분은 한울 교실이 운영되기 전에는 수업이 끝난 뒤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우두커니 있어야 했다. 한 두 곳의 학원을 다녀 온 학생들도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혼자 시간을 보내야 했다.

신현북초교는 인근에 공단이 위치해 있어 유달리 맞벌이 부부가 많다.

이 학교는 맞벌이,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정규수업이 끝나는 낮 12시 반∼오후 7시 반까지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보육교사와 담당교사가 맡고 있다.

방과 후 교실 운영후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태도가 달라지는 효과를 얻었다.

방과 후 교실 담당인 안진(25·여) 교사는 “방과 후 교실이 운영되기 전인 지난해 3∼5월 과 방과 후 교실이 운영된 이후를 비교해 본 결과 받아쓰기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부모가 느끼는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려니 생각보다 힘들었던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아이 맡길 곳도 흔치 않은데다,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

2학년 딸을 방과 후 교실에 맡기고 있는 학부모 오성혜(38) 씨는 “믿을 수 있는 학교에서 퇴근 때 까지 아이들 맡아 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 든든하다”고 말했다.

1년간의 운영계획에 따라 수업이 진행되는 이 학교 방과 후 교실은 특기적성 교육인 ‘컴퓨터 교실’ ‘마술 교실’을 비롯해 체험활동으로 매월 1회 야외수업을 열어 ‘전인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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