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판다 건너올 필요없다”…양안협력안 거부 밝혀

  • 입력 2005년 5월 9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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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陳水扁·사진) 대만 총통은 8일 중국 당국이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의 방중 때 대만에 내놓은 선물들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천 총통은 이날 대만 싼리(三立)TV와의 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롄 주석이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합의한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며 대륙(중국)의 세 가지 선물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9일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1949년 양안 분단 이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대륙을 방문한 롄 주석에게 일부 대만산 과일의 무관세, 중국인의 대만여행 규제 완화, 판다 기증 등의 선물을 내놓았다.

천 총통은 “‘대륙’은 각종 압력 수단을 동원해 그곳에 투자한 우리 기업인들을 그들의 뜻대로 굴복시켰다”며 “특히 과일의 무관세는 우리 농민들을 농노(農奴)로 만들겠다는 것과 같은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인의 대만 여행 허가 확대와 관련해서도 “그들은 사람 왕래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가 제안한 화물기 직항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명절 여객기 정례화만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총통은 또 판다 기증 제의에 대해 “판다는 국제적인 보호동물로서 사육의 문제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롄 주석의 대륙 방문을 금지하는 어떤 법률 규정도 없다”며 “롄 주석과 후 주석의 공동 언론발표문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해서 롄 주석을 체포해 개인의 언론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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