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과 연계로 수도권 규제완화 늦어져

  • 입력 2005년 5월 9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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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신규 투자를 하려던 다국적기업 한국쓰리엠(3M)이 수도권 규제에 묶여 경기 화성시에 세우려던 첨단 정보기술(IT) 공장 착공을 결국 늦추기로 했다.

경제계에서는 “경제 살리기에 두 팔을 걷어붙여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외국 첨단기업의 수도권 투자에 나몰라라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3M 장상규(張相圭) 본부장은 9일 “공장 설립허가가 나지 않아 26일로 예정된 공장 기공식은 일단 연기했다”며 “사업 철수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지만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우리가 중간에 끼어 아주 난감한 상황”이라며 “기공식을 빨리 해야 장마 전에 기반공사라도 할 텐데 공기(工期)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답답해했다.

한국3M의 사업이 연기된 것은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를 행정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과 연계하면서 관련 법령 개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공장 신증설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은 시행령을 통해 외국인 투자기업이 IT, 생명공학기술(BT) 등 25개 첨단업종에 투자할 때만 공장 신설 또는 증설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시행령이 작년 말로 시한이 만료된 뒤 대체 법령이 만들어지지 않아 모든 외국인 투자기업이 수도권에 신규 투자를 할 수 없게 된 것.

산자부 등 관계 부처는 당초 이달 말까지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었으나 수도권 규제 완화를 행정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문제와 함께 논의하기로 함에 따라 늦춰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첨단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을 연장하자는 데는 관계부처 내에 큰 이견이 없다”면서 “최대한 서둘러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3M은 공장 설립을 포함해 5년간 6000만 달러(약 600억 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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