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교 밖에서 배우는 과학

  • 입력 2005년 5월 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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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네이쳐생명과학원에서 중학생들이 양파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신원건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네이쳐생명과학원에서 중학생들이 양파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신원건 기자
“양파 껍질 2개에 소금물과 보통 물을 각각 떨어뜨리고 현미경으로 변화를 관찰하세요.”

4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네이쳐생명과학원. 흰색 실험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중학생 5명이 담당 강사의 말에 따라 슬라이드 위에 놓인 양파 껍질에다 스포이드로 물을 떨어뜨렸다.

“어! 소금물을 떨어뜨린 양파 세포는 쭈글쭈글해지네요.” 학생들은 신기한 듯 현미경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능숙하게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정우신(14·서울 개원중 2년) 군은 “친구의 소개로 3개월 전부터 다니고 있다”며 “실험을 직접 하니까 책으로만 배울 때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된다”고 말했다.

유전공학도의 꿈을 가진 이자영(15·서울 도곡중 3년) 양은 “학교에서 대충 가르쳐주는 내용을 실험을 통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며 “공부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놀이처럼 재미있다”고 말했다.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기 쉬운 과학. 직접 만들어보고 요리조리 분해해보고 들여다보면서 원리를 깨우쳐주는 과학실험전문 교육기관이 많아지고 있다.

고교 졸업 때까지 제대로 된 실험을 해보기 어려운 학교 실정에다 관찰 견학 등 체험을 중시하는 7차 교육과정의 교육철학이 맞물리면서 학교 밖의 과학교육 기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전문기관 어떤 곳 있나

과학실험 교육을 특성화한 사교육 기관이지만 세분화한 교육영역이나 교육철학은 업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1993년 문을 연 한국생명과학연구소는 역사가 오래된 편으로 인체, 식물, 동물 등 생명과학 분야 교육을 특성화해 수강 대기자가 밀려 있다. 연구위원으로 대학 교수, 제약회사, 생명과학업체 등의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이 연구소 김득중 연구처장은 “실험 내용이 단계별로 유기적으로 연계돼 한 분야를 체계적으로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며 “교과 과정과 별개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국립서울과학관에서 운영하는 과학실험인 ‘탐구교실’ 강좌를 대신 운영하고 있으며 강좌 대상은 유아부터 중학생까지. 수강료는 월 6만∼6만8000원으로 대기자가 500여명에 이른다는 설명.

자체 운영하는 ‘탐험단’은 총 4단계로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1년 단위로 강좌가 진행되며 수강료는 월 15만원(교재비 포함).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네이쳐생명과학원은 한국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2003년 독립해 만들었다. 생명과학 분야에 주력하고 유아·초등학생 뿐 아니라 중고교생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1993년 설립된 보람과학학원은 △초등과 중등 대상의 ‘과학교실’ △고교 과정의 과학실험을 배우는 ‘고등 과학교실’ △과학고 등 경시대회 대비 ‘집중반’을 개설하고 있다. 정원은 실험반과 이론반이 각각 6명, 12명이다.

교육전문업체인 ‘창의와탐구’는 전국 84개 ‘와이즈만영재교육원’에서 과학실험을 가르치고 있다. 대상은 초, 중학생으로 과학영재 육성이 목표다. 수강료는 △와이즈만과학탐구(초등학생) 월 9만2000 원 △에스크와이과학(초등학교 3∼6학년) 월 13만5000 원 △‘C&I 중등과학’ 월 25만 원이다.

A플러스과학나라는 만 6세∼초등학교 6학년에게 주 1회 방문해 과학실험을 가르치며 수강료는 월 7만∼8만 원(교재비 연간 약 30만 원 별도)이다.

○ 언론사 문화센터도 인기

언론사 문화센터의 과학실험은 전문성보다는 흥미를 북돋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동아문화센터는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생명과학탐구교실’을 열고 새싹 틔우기, 곤충의 한살이, 전기회로 꾸미기 등 생물 화학 등 과학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주1회, 12회 과정으로 수강료는 3개월에 8만 원(재료비 별도).

서울 양천구 목동 CBS교육문화센터는 실험, 놀이 등으로 과학을 배우는 ‘과학교실’을 10여개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유아부터 중학교까지이지만 초등학교 대상 프로그램이 많다. 중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해 실험과 이론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 초등 3∼6학년 과학 교과서의 실험을 다루는 ‘교과서 실험’ 교실도 있다. 수강료는 3개월에 8만∼14만 원(재료비 별도).

과학실험 교육기관
기관명 / 홈페이지위치연락처
동아문화센터 www.dongacc.com서울 마포구 구수동02-3272-3456
한국생명과학연구소
www.rere.re.kr
서울 종로구 명륜동02-762-5076
네이쳐생명과학원
www.naturelsp.co.kr
서울 강남구 대치동02-539-2567
보람과학학원
eboram.com
서울 강남구 대치동02-539-9533
CBS교육문화센터
www.cbs.co.kr/munhwa
서울 양천구 목동02-2650-7031
사이언피아
www.scienpia.com
서울 강남구 대치동02-554-4884
옥스포드과학교육원
www.oxscien.com/oxscien.htm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031-272-9094
창의와탐구(와이즈만)전국 84곳 센터02-3477-1400
A+ 과학나라방문수업02-3424-3224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학원선택 꼼꼼히 따져야▼

과학전문 학원을 선택할 때는 기자재가 다양하게 갖춰졌는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학원별로 교과과정, 과학영재 배출, 과학적 사고 기르기 등으로 목표도 다르기 때문이다. 담당 강사의 경력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네이쳐생명과학원 김선의 원장은 “강사는 과학 전문 분야 전공자이고 관련 논문과 연구경험이 있으면 더 좋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과학과 친숙해지도록 이론보다는 실험 위주로 가르치는 곳이 더 낫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아이의 적성이 서서히 드러나므로 이에 맞춰 특화된 학원을 고른다.

학부모 한정숙(43·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3년간 딸을 보내보니 실험 뿐 아니라 과학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이 좋다”며 “프로그램이 3개월 단위인지, 연간 단위인지, 수강료 외에 재료비가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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