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값 내리는데… 국산차는 되레 올리네’

  • 입력 2005년 5월 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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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업체가 올해 들어 내놓은 ‘2005년형’ 차량 가격이 기존의 동급 모델에 비해 일제히 올랐다.

반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체를 중심으로 수입차 업체들은 가격을 내리거나 저가(低價)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 연식 바뀐 국산차 가격 일제히 인상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새로운 기능 추가, 고급 내장재 사용 등의 이유를 들어 2005년식 차량의 가격을 올렸다.

4월 초부터 판매된 현대자동차의 ‘2005년 쏘나타’(배기량 2000cc 기준, 부가가치세 포함) 가격은 모델의 차이에 따라 30만∼120만 원 올랐다. 2000cc 쏘나타 최고급 모델이 2060만 원에서 2180만 원으로 120만 원 인상된 것. 기아자동차의 ‘2005년형 오피러스’(3000cc 기준)는 고급 모델이 3704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91만 원, 최고급 모델은 4049만 원으로 40만 원 올랐다. ‘2005년형 쏘렌토’(2륜 구동 기준)도 모델에 따라 31만∼41만 원 인상된 2034만∼2365만 원에 팔리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급형 이상에만 쓰이던 기능이나 내장재를 중저가 모델의 기본 사양에 추가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1월부터 판매된 르노삼성자동차의 ‘뉴 SM5’(2000cc 기준)의 가격은 기존 SM5에 비해 121만∼214만 원 인상된 1770만∼2110만 원. 외양과 엔진이 바뀌고 후방경보장치 등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M대우자동차가 2월에 내놓은 경차 ‘올 뉴 마티즈’(800cc)는 이전 모델보다 27만∼46만 원, 2005년형 칼로스는 4만∼11만 원 오른 가격에 팔고 있다.

○ 수입차 업체는 미끼상품 내놓으며 저가공세

외국 자동차 업체, 특히 미국 자동차 업체는 원-달러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GM코리아는 달러화 가치 하락을 차량가격에 반영해 ‘2005년형 캐딜락’의 4종류 모델 가격을 최근 일제히 3% 내렸다. 8600만∼1억1850만 원이던 기존 캐딜락의 가격이 8420만∼1억1490만 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9일에는 캐딜락 라인업 중 처음으로 4000만 원대(4930만 원)인 ‘캐딜락 CTS 2.8L’을 내놓았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도 최근 판매하기 시작한 ‘2005년형 PT크루저 카브리오’의 가격을 3450만 원, ‘퍼시피카’를 5690만 원으로 각각 정하면서 환율변동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등 유럽 수입차 업체들도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끼 상품’을 내놓거나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BMW코리아는 3월에 선보인 ‘뉴 3시리즈’ 가운데 ‘320i(2000cc)’ 모델을 4390만 원에 팔고 있다. 4710만 원에 팔리던 이전 최저가 모델 ‘318i(1800cc)’에 비해 배기량은 커지면서도 가격은 320만 원이나 낮아진 것. 아우디도 4월에 ‘A4’를 내놓으면서 1800cc급은 이전 모델(5050만 원)보다 660만 원 싼 4390만 원, 2000cc 모델은 이전 모델보다 560만 원 내린 4190만 원으로 가격을 정했다. 폴크스바겐은 ‘뉴 비틀’과 ‘뉴 비틀 카브리올레’를 10일부터 이전보다 각각 170만 원과 185만 원 내린 3170만 원과 3785만 원에 팔기로 했다. 볼보코리아는 볼보 ‘S40’ ‘S60’ ‘S80’ 등 일부 차종에 대해 10일 출고 분부터 36개월 무이자 할부와 등록세, 취득세 지원의 행사를 통해 사실상 가격을 낮췄다. 6226만 원인 볼보 ‘S80 2.0T’를 5247만 원에 사는 셈이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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