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싱, 최후에 웃다… 와코비아 4R 6타차 열세 극복

  • 입력 2005년 5월 9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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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나의 플레이는 지난해(9승)보다 향상돼 있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매번 이길 수는 없겠지만 나의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퀘일할로GC(파72)에서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총상금 6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6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짐 퓨릭(미국)과 12언더파 276타로 극적인 동타를 이룬 뒤 4개 홀까지 가는 연장 혈투 끝에 시즌 3승째를 거둔 비제이 싱(42·피지)의 우승 소감은 마음자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지난해 상금만 해도 무려 1090만5166달러(약 109억 원)를 획득해 상금왕 2연패를 달성한 그는 통산 상금도 4172만9695달러(약 417억 원)를 벌어들인 ‘갑부’. 그런 그가 자만하지 않고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올챙이 적 설움’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인구라곤 83만여 명에 불과한 피지에서 태어난 싱은 독학으로 골프를 익혔다.

인도네시아에서 클럽 프로로 일하며 레슨과 용품 판매로 생계를 잇던 그는 1982년 아시안투어에 진출했지만 3년 뒤 스코어카드 부정 제출 혐의로 제명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결국 아프리카투어까지 흘러간 그는 1988년 나이지리아오픈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유러피안투어에 진출해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았고 오늘에 이르렀다.

‘빅3(타이거 우즈, 싱, 필 미켈슨) 대결’이었던 이번 대회 우승은 싱에게 더욱더 자신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할 듯. 미켈슨은 공동 7위(5언더파 283타), 우즈는 공동 11위(2언더파 286타).

‘빅3’는 올 시즌 나란히 3승을 거두며 팽팽히 맞서 있지만 싱은 상금 랭킹 선두(496만9606달러)를 굳건히 지켰다. 미켈슨이 2위(403만5956달러), 우즈가 3위(381만4290달러).

여전히 배고픈 듯 ‘제2의 골프 인생’을 화려하게 펼쳐 나가고 있는 싱은 과연 상금왕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빅3 대결’은 올 시즌 내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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