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4시간동안 정상회담 4번…9일 韓美中日과 잇따라

  • 입력 2005년 5월 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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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과 크렘린이 54개국 정상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해진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연쇄 정상외교의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은 오전 10시(현지 시간) 붉은 광장 중앙의 레닌 묘소 위에 마련된 연단에 나란히 올라 승전기념 퍼레이드를 지켜보며 일정을 시작한다. ‘무명용사비’ 헌화와 단체기념촬영, 공식오찬으로 이어지는 기념행사가 끝나자마자 각국 정상들은 개별 회담을 갖기 위해 바삐 움직이게 된다. 오후에는 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러, 러-일, 러-중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

9일 모스크바에 모인 54명의 각국 정상 중 가장 바쁜 사람은 역시 주최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다.

8일 하루 내내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9일 크렘린궁에서 승전기념 행사의 마지막 일정인 공식 오찬이 끝나자마자 곧장 개별적인 연쇄 정상회담에 들어가야 한다. 다음 날인 10일 오전으로 예정된 러시아-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준비해야 하는 푸틴 대통령이 9일 오후 낼 수 있는 시간은 겨우 4시간 정도.

반면 푸틴 대통령을 따로 만나기를 원하는 정상들이 많아 크렘린은 이 짧은 시간을 쪼개 회담 일정을 잡느라 진땀을 흘렸다.

부시 대통령이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은 일찌감치 확정됐지만 노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만남은 행사 직전에야 겨우 결정됐다.

최근 한반도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해 전격 결정된 노 대통령과의 만남은 20분 정도로 격식 없이 이뤄질 예정이다. 쿠릴열도 4개 섬의 영유권과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등 러시아와의 현안이 많은 고이즈미 총리도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모스크바에 온 다른 정상들도 분주하긴 마찬가지. 8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후 주석,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노 대통령은 10일 오전 우즈베키스탄 방문길에 오른다.

유럽 순방 중인 부시 대통령도 행사 직후 그루지야로 떠나며 후 주석은 모스크바에서 8, 9일 이틀 동안 한중 정상회담 등 4차례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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