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미다스의 손’…최성호 식음과장

  • 입력 2005년 5월 8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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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리조트사업부의 최성호(崔成浩·38·사진) 식음과장은 회사 내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그가 손대기만 하면 ‘마술처럼 근사한’ 레스토랑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최 과장의 업무는 ‘레스토랑 프로듀서’.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한 콘셉트를 설정하고 전체적인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조명, 주방설계뿐 아니라 메뉴를 정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것까지 레스토랑을 만드는 모든 것을 총괄하는 일이다.

최 과장은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의 호텔학교인 ‘맥심 드 파리’에서 레스토랑 경영에 대해 공부했다.

삼성에버랜드의 리조트사업부에 근무한 것은 1999년. 그가 오자 삼성에버랜드의 모든 레스토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에버랜드 내 ‘유러피안 어드벤처’의 홀랜드빌리지 코너는 1999년 당시 커피 판매점과 간이음식점 정도가 기껏해야 연간 3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최 과장은 이곳에 맥주광장을 만들고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등 1000석 규모의 유럽풍 야외 푸드코트를 조성해 입장객들을 끌어 모았다. 홀랜드빌리지는 현재 연간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버랜드 내에서 양식과 중식을 팔고 있었던 ‘윈드밀’ 레스토랑은 지난해 그가 ‘차이나문’이라는 중식당으로 바꾼 뒤 연 매출이 12억 원에서 24억 원으로 100% 성장했다.

최 과장의 비결은 뭘까. 그는 끊임없는 연구와 색다른 콘셉트가 중요하다고 했다.

“제가 받는 월급의 3분의 1은 레스토랑과 관련된 외국 서적과 잡지를 사보는 데 쓰입니다. 현재의 트렌드가 어떤 것이고 고객이 어떤 걸 원하는지 끊임없이 공부해야죠. 또 레스토랑을 꾸미는 데 있어서 항상 테마와 스토리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고객이 한 끼 식사를 하더라도 그 식당에서 환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에버랜드 내 100여 개의 레스토랑과 간이음식점은 하나하나 개성이 있다. 그 개성들은 바로 최 과장의 머릿속에서 연출된 것들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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