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길주는 어떤곳]미사일기지 가까워 수송 이점

  • 입력 2005년 5월 6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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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핵실험 예정지로 꼽은 함북 길주군에는 북한이 1990년대 중반부터 건설해 온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시설은 길주읍에서 36km 정도 떨어진 재덕리 용담노동자구(區) 서남쪽 4km 지점에 위치해 있고, 험준한 산들이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원래 이곳은 1980년대 티타늄이 발견되면서 개발이 시작된 곳. 2000년 한국에 들어온 길주 출신 새터민 박이현 씨는 “89년 용담노동자구에 티타늄 광산 개발이 시작돼 제대군인 500여 명이 투입됐다”면서 “그 후 매장량이 적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광산 건설이 중단돼 대부분의 인력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130지도국은 1990년대 중반 남아 있는 폐갱을 개조해 미사일 훈련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핵 개발이 진전되면서 2000년 초반 핵시설로 다시 구조가 변경됐다.

130지도국은 외부에 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동당 직속 비밀시설 건설국. 평북 영변과 구성 등의 핵시설 건설도 130지도국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길주에 핵시설이 건설된 것은 대포동 미사일 발사대가 있는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와 이곳이 인접해 있어 유사시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기 쉬운 지리적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당시 부품과 연료를 멀리 떨어진 자강도에서 특별열차 편으로 무수단리까지 옮겼지만, 수송로가 길어 미국의 위성에 노출된 바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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