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는 장난감? 철없는 간호조무사들

  • 입력 2005년 5월 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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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간호조무사들이 신생아를 장난감 취급하며 몹쓸 장난을 치는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 파문이 일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인 ‘싸이월드’의 한 간호 관련 홈페이지에는 5, 6일 간호조무사 복장을 한 3명이 신생아를 장난감 다루듯 갖고 노는 장면을 담은 사진 10여 장이 실렸다.

문제의 사진은 신생아의 얼굴을 손으로 찌그러뜨린 장면, 만화 속의 상처 표시처럼 흰색 반창고를 얼굴에 붙인 장면, 컵라면을 얼굴 옆에 두고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린 모습, 투명한 비닐가방에 물건처럼 아기를 담아 놓은 장면 등이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번 사안이 영아 학대에 해당된다고 보고 문제의 신생아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간호조무사 3명 가운데 김모(25·여), 송모(25·여) 씨 등 2명의 신병을 확보해 사진을 올린 경위를 조사 중이다. 나머지 간호조무사 이모(24·여) 씨는 잠적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은 “신생아를 학대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 아니라 촬영한 신생아 사진 표면을 덧칠하는 등 변형시켜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아동복지법 위반 및 폭행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한편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를 개탄하는 누리꾼(네티즌)들의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부모조차 신생아실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데 신생아 보호에 가장 민감해야 할 병원에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다니 말문이 막힌다”며 “이제부터 신생아실에도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해야 마음이 놓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한 누리꾼도 “문제의 병원뿐 아니라 다른 산부인과에서도 이 같은 일이 흔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씨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머리 숙여 사죄를 구한다”는 사과 글을 올렸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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