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참여불교재가연대’박광서대표가 불교계에 던지는 고언

  • 입력 2005년 5월 6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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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불교계의 시민단체격인 ‘참여불교재가연대’ 박광서 상임대표(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온라인 불교 사이트인 불교정보센터(대표 정성운 www.budgate.net)에 불교계의 자정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주목되고 있다.

박 대표는 ‘불교, 개혁 없이 미래 없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일부 (드러난) 문제들은 불교계 내 정쟁(政爭)으로 인해 사실보다 더 크게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나, 여러 정황 상 사실에 가까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불자들의 마음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최근 종단 내에 불거져 나온 부정부패 사건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사판승(행정을 맡아보는 승려) 중 일부는 출가동기도 불확실하고 수행도 하지 않고 전문성도 부족하면서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종단이 여러 측면에서 나아진 점이 분명 있지만 그 조그만 성과에 자족하며 안주해온 업(業)을 이제 받고 있다. 재가 신도들이 주장한 사찰의 재정 투명화와 사부대중 운영체제 확립에 승가가 짐짓 모른 체 넘어 가더니 이제 관리 불능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문중 중심으로 나눠 먹기 식 체제가 굳어져 있는 데다 (속세의 사법부에 해당하는) 호법부나 호계원마저 얽히고설킨 인연 때문에 서로 덮고 감싸느라 엄중한 처리를 기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의혹 당사자는 신속 정확하게 해명해 교단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불교의 명예를 손상시킨 데 대해 크게 참회하고 즉각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不法)을 불법(佛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박 대표는 “오해의 확대와 불신의 증폭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종단 집행부의 각성이 새삼 요구된다”며 불교계가 투명사회로 개혁되어가는 사회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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