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너무 많은 입’

  • 입력 2005년 5월 6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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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입/천양희 지음/128쪽·6000원·창비

“산이란 가야할 곳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울면서 가야할 길이 있는 것이다.”(최고봉 일부)

시집 ‘사람 그리운 도시’(1988년), ‘마음의 수수밭’(1994년),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1998년)의 천양희(千良姬) 시인이 7년 만에 시집을 냈다. 신작 시집 ‘너무 많은 입’에 나오는 ‘최고봉’의 한 구절에서 그녀는 ‘시인의 길’을 고민한다. ‘울면서 가야할 길’은 두려움을 참으며 가야할 자신의 삶을 의미한다.

이 시집은 시인의 의미를 깨닫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하다. 저자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시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하루하루 넘어가는 것은 참으로 숭고하다. 우리도 바람 속을 넘어왔다. 나무에도 간격이 있고 초록빛 생명에도 얼음세포가 있다.” (바람을 맞다)

‘바람을 맞다’에서 천 시인은 ‘시인은 시대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는 고전적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듯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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