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자의 5%가 데이터 사용량 50%차지

  • 입력 2005년 5월 6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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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가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부동산 시장 얘기가 아니다. ‘인터넷 강국’ 한국의 인터넷 사용 실태다.

본보가 5일 입수한 KT의 ‘초고속인터넷 종량제 관련 KT 입장’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데이터 사용량 기준 상위 5%의 누리꾼(네티즌)이 전체 인터넷 데이터 사용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인터넷 사용량을 놓고 ‘20%가 80%를 쓴다’는 식의 추측은 많았지만 통신업체에서 실제로 조사한 구체적인 수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자료는 최근 정보통신부와 국회에도 제출됐다.

KT 차세대통신연구소는 지난해 1∼7월에 이 회사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인터넷 서비스인 메가패스 프리미엄과 라이트의 두 가지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량을 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메가패스 프리미엄 서비스는 인터넷 사용량 기준으로 상위 5%의 가입자가 전체 사용량의 50.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위 50%가 94.9%를 차지한 반면 하위 50%는 5.1%만 사용하는 데 그쳤다.

인터넷 사용량은 사용 시간과는 다른 개념으로 가입자가 인터넷에 올리거나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데이터의 양을 뜻한다.

메가패스 프리미엄 서비스의 사용량 상위 5% 가입자가 한 달간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은 1인당 평균 47.9GB(기가바이트)에 이른다. 80여 편의 영화를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정도의 용량이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KT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4월 말 현재 610만 명. 이 가운데 조사 대상인 ADSL 가입자는 약 400만 명이다.

일부에선 이 같은 불균형 상황이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인터넷이나 PC를 사용하지 못하는 계층이 문제였던 ‘디지털 디바이드’에 이어 인터넷 사용자 사이에서도 정보 활용 격차가 벌어지는 ‘2단계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직 직장인은 일주일에 평균 20.2시간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비해 농어업 종사자는 5.0시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2의 Digital Divide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정보기술 (IT)에 접근할 수 없는 계층이 문제였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에서 한 발 더나아가 인터넷 사용자 간에 정보 활용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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