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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값 對 세금 격투’에 勝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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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값 對 세금 격투’에 勝者 없다

동아일보입력 2005-05-05 22:05수정 2009-10-09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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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든 땅이든 실제 거래가격에 따라 과세(課稅)하는 것은 투명사회로 가는 길이다. 과세의 형평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것은 옳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세금정책은 과세 시기와 세 부담 증가 등에서 너무 급진적이고 과도하다. 그제 정부가 발표한 대로 세금을 무리하게 늘리면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보다 주택시장 위축과 조세저항 등 부작용이 훨씬 클 우려가 높다. 그 피해는 부동산 부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보게 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부동산에 대한 ‘융단폭격식’ 증세(增稅) 공세다. 내년부터 집 2채를 가진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팔 때는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에 따라 내야 한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는 2008년까지 두 배 이상으로 오른다. 정부의 결정대로 하면 2003년에 총 2조5000억 원이던 보유세가 2008년에는 6조4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부가 집값 잡기의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상당수 아파트의 가격이 6억 원을 넘어 이미 양도세에 실거래가를 적용하고 있다. 결국 집값이 오르지 않은 비강남권 주택 소유자들의 양도세 부담만 커질 가능성이 높다.

보유세 부담 증가 역시 지나치다. 게다가 재개발 이익환수제와 1가구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중(重)과세는 민간에 의한 주택 공급의 위축을 심화시킬 것이다. 그렇다고 필요한 주택을 정부가 도맡아 지을 수도 없을 것이므로, 머지않아 공급 부족에 따른 주택가격 급등 현상이 빚어질 소지가 많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을 통해 경기(景氣)를 살리는 노력은 하지 않겠다”고까지 말했다. 200만 명이 종사하고 국내총생산의 17%를 차지하는 건설업의 위축을 방치하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경제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현 정부는 20여 차례나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 집값 상승을 세금으로 막을 수 없음을 말해 준다. 정부는 세율을 낮춰 국민 부담의 급증을 완화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주택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켜 나가야 한다. 큰 틀에서는 400조 원 안팎의 시중 부동자금이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도록 기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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