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197>牛(소 우)

  • 입력 2005년 5월 5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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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는 소의 전체 모습으로도 보지만 사실은 소의 머리로 보인다. 갑골문과 금문을 비교해 볼 때 위쪽은 크게 굽은 뿔을, 그 아래의 획은 양 귀를, 세로획은 머리를 간단하게 상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정착 농경을 일찍 시작한 중국에서 소는 농경의 주요 수단이었다. 犁(쟁기 려)는 소를 이용해 밭을 가는 날카로운(利·리) 날을 가진 ‘쟁기’를 말한다. 소와 쟁기를 이용한 경작법을 대단히 일찍부터 응용한 중국의 농업은 생산 혁명을 이룬 쾌거로 기록되고 있다.

物(만물 물)은 牛와 勿(말 물)로 이루어졌는데, 갑골문에서 勿은 쟁기질할 때 갈라지는 흙덩이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物 역시 소를 이용한 쟁기질 모습을 그렸고 쟁기질에 쓸 색깔(色·색) 좋은 소를 ‘고르다’는 뜻이 바로 物色(물색)이다. 그리고 그러한 소는 색깔에 의해 구분되었기에 物에는 ‘여러 색깔의 소’라는 뜻이, 다시 만물은 자신의 색깔을 가진다는 뜻에서 萬物(만물)의 뜻이 나왔다.

둘째, 이 때문에 소는 농사와 조상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사용되었다. 犧(희생 희), 牲(희생 생), 牽(끌 견), 特(수컷 특) 등은 모두 이러한 희생과 관련되어 犧는 희생을, 牲은 산채로(生·생) 바치는 희생을, 牽은 희생으로 바치기 위해 줄(玄·현)로 묶어 ‘끌고 가는’ 모습을 그렸다. 特은 희생에 쓰는 수소를 말했는데, 寺(절 사)는 원래 손(寸·촌)으로 잡고 가는(之·지) 모습이다. 신에게 바칠 희생 소는 단연 가장 질 좋은 소여야 했기에 特에는 ‘特出(특출)’의 뜻이, 주로 ‘3년생 소’를 썼기에 ‘3년생 짐승’이라는 의미가 나왔다.

그리고 소는 방목하고 가두어 잘 먹이고 키워야 하는데 牧(칠 목)은 회초리를 들고(복·복) 소를 몰아감을, 牢(우리 뢰)는 소를 우리(면·면)에 가두어 둔 모습을 그렸다.

牝(암컷 빈)은 암컷(匕·비) 소를, 牡(수컷 모)는 수컷(士·사) 소를, 牟(소우는 소리 모)는 소의 울음소리(口·구)를 말하며, 犀(무소 서)는 소의 유사종인 ‘무소’를 말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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