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쑥쑥]<5>언어교육

  • 입력 2005년 5월 5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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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의 땅을 이경지 여사께서 기증하셨는데 정말 대단하신 분인 것 같다. 5000평이 넘는 땅을 가족에게 물려주시지 않고 우리나라, 그리고 교육을 위해 땅을 기증하셨으니까. 아마도 나라면 그러기가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

서울 도곡초교 5학년 전하린(10) 양은 최근 ‘우리학교’라는 글로 교내 개교기념 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 양은 2년 전 ‘마음은 참 이상해’라는 시집을 낸 꼬마시인. 만 4세 때부터 시를 썼다. 만 5세에 조기입학해 시험 때마다 두각을 나타냈다. ‘사교육 1번지’ 강남구 대치동에 살고 있지만 영어를 제외하고는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전 양의 담임교사 허애숙 씨는 “다른 성적도 우수하지만 국어성적이 아주 높다”며 “특히 문장력과 어휘력은 물론 독창성과 비판성이 다른 아이들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뛰어나다”고 말했다.

전 양의 어머니 김영주(38·성악레슨 강사) 씨는 “태어나자마자 하린이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었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큰 다음에는 매일 한 시간 이상 대화한 것이 비결”이라고 전한다. 최근 전 양은 책읽기에 빠져 하루 한두 권은 꼭 읽는다. 책을 읽은 다음 그 내용을 가지고 김 씨와 대화하는 것은 물론이다.

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으로 간간이 영어를 공부했던 전 양은 두 달 전부터 학원에서 영어를 배운다. 전 양이 한 달 만에 중학생반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유전적이든 후천적이든 언어에 대한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씨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유아의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도 김 씨가 한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또래 간 토의하기 △전래동화 듣고 토의하기 △동화 듣고 전달하기 △동시 지은 후 관련 활동하기 등이 창의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원광대 유아교육과 심성경 교수 등이 만 5세 유치원생 44명을 대상으로 16주 동안 △동시 소개 △동시 짓기 △동시 게재 △그림 및 신체로 표현하기 등 4단계 활동을 한 결과 상상력 유창성(流暢性) 융통성 독창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동시와 관련된 활동으로 광고를 그려보거나 신체로 표현해보도록 했더니 도형과 신체영역에서도 창의성이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심 교수는 엄마가 집에서 아이와 동시 짓기를 하면 창의성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한다.

“아이에게 무작정 동시를 써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아이가 없으므로 엄마가 실마리를 주어야 합니다. 동시를 지으면 큰 종이에 써서 벽에 붙이고 녹음해 아이에게 시를 보거나 간간이 들어보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가 꼽은 언어의 창의적 천재는 T S 엘리엇. 그는 20세기 영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엘리엇은 말을 배울 무렵 단어꼴도 만들지 못하면서 운율에 맞춰 말을 했다. 감수성이 예민해 감각적 인상에 넋을 잃고 얘기를 꾸며내곤 했다. 그의 이러한 언어적 천재성은 나중에 그의 대표작 ‘황무지’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창의성 높이는 동시 짓기▼

아이에게 무작정 동시를 지어보라고 하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엄마가 다양한 유추방법을 사용해 아이의 생각주머니에서 실마리를 끌어내면 어떻까. 예상외로 창의적 표현이 많이 나온다.

▽직접적 유추=엄마는 가재가 가위 같다고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의인 유추=네가 번데기라면 어떻겠니?

▽상징적 유추=바람이 친구 같구나.

▽환상적 유추=만일 시간이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원광대 유아교육과 심성경 교수

▼그림책 이용해 보세요▼

창의적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문제에 대한 몰두와 지속성, 자제력, 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능력이 높았다고 한다. 존 버닝햄의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를 이용해 아이가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원리를 찾아내도록 하면 어떨까?

◈그림책 제시-그림책의 내용을 아이에게 들려준다

관심영역 발견 ①흥미 있거나 이상한 것을 모두 탐색한다(그림책에서 재미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자)-고양이가 토끼를 괴롭히는 것, 돼지가 똥 싸는 것 등 ②가장 재미있는 것을 고른다-돼지가 배를 더럽히는 것

◈자료발견-6하 원칙에 따라 전후관계를 검토한다 ①누가 더럽혔지?-돼지가 ②무엇을 더렵혔지-배를 ③언제 더렵혔지?-배 타고 갈 때 ④어디서 돼지가 배를 더렵혔지?- 배안에서 ⑤돼지가 배에서 어떻게 해서 배가 더렵혀졌을까?-똥 싸고 오줌 싸고 거짓말하고 ⑥왜 더럽혔지-몰라요

◈문제발견-만약 나에게 이런 문제가 생긴다면? 배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디어 발견-검피 아저씨가 돼지를 혼내준다, 청소를 해준다, 돼지를 배에 못 타게 한다, 돼지에게 똥을 못싸게 한다 등

◈해결발견-①청소를 어떻게 하지?-빗자루로 똥을 쓸어요, 청소기로 해요 등 ② 청소기로 한다면 어떻게 하지?-코드가 없기 때문에 청소기는 안돼요 ③배에서 청소기를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배를 크게 만들어서 전기가 들어오게 해요.

대한사고개발학회 김수향(서라벌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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