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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하는 DIY]주부 김세연 씨 ‘남편을 위한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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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하는 DIY]주부 김세연 씨 ‘남편을 위한 의자’

입력 2005-05-05 17:01수정 2009-10-09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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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주년을 맞아 남편에게 선물하기 위해 임신 9개월의 몸으로 벤치를 만들고 있는 주부 김세연 씨. 벤치의 모양을 완성한 뒤 사포로 표면을 다듬고 있다. 강병기 기자

‘지난해 5월에 늦은 결혼을 했습니다. 무리해서 집을 장만한 저희 부부가 언제부턴가 찾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베란다에 놓을 예쁜 의자입니다. 아직까지 맘에 쏙 드는 의자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며칠 후면 결혼기념일인데 남편에게 멋진 의자를 만들어 선물하고 싶습니다.’

이 같은 사연을 보내 의자 만들기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독자 김세연(35·서울 강서구 방화동) 씨. 만나고 보니 임신 9개월이었다.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벤치를 만들 수 있겠느냐며 모두 걱정하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만만하다.

DIY 가구 전문업체인 ‘내디내만(www.my-diy.co.kr)’ 홍대점(02-333-7893)의 채승한 실장과 김인철 대리가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도와주기로 하고 나무 벤치 만들기에 나섰다.

▽재료▽

소나무 집성목, 전기톱과 드릴, 나사못, 나무못, 천연 페인트, 사포와 샌딩기계

○ 설계

김 씨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벤치를 원했지만 다섯 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채 실장의 말에 주저하다가 등받이만 있는 벤치를 만들기로 했다.

DIY 가구 중 가장 힘든 게 의자와 침대이며 책상 책장 장식장 등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이곳의 300여 명 회원 중에 80%가 여성. 그중 절반가량은 한 번 나오곤 포기한다.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 그러나 힘든 단계를 넘어서면 거의 마니아가 돼 집안의 모든 가구를 DIY 가구로 바꾸려 든다고 채 실장은 말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한달 정도 배우면 대부분의 가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종이에 원하는 모양을 그리고 둘이 앉을 수 있을 만큼 길이 120cm, 높이 70cm의 벤치를 만들기로 정했다.

○ 재단과 조립

다음은 설계한 치수대로 나무 자르기. 원목은 대부분의 DIY 가구에 사용되는 소나무 집성목을 쓰기로 했다. 소나무는 색이 밝아 색칠하기 좋다.

재단은 전기 톱을 이용하는데 위험해서 김인철 대리가 잘라 주었다. 회원들도 재단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김 대리가 잘라 놓은 나무판을 가지고 조립을 시작했다. 조립을 할 때는 전기 드릴의 사용이 중요하다. 나사못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 것과 그 구멍에 나사못을 박아 넣는 것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원래는 이것도 두 시간 이상 연습해야 한다.

김 씨가 나사 박기에 도전했다. 나사는 반쯤 들어가다가 멈춘다. 그는 황당한 표정으로 웃었다. 두 번째 도전.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사가 쑥 들어갔다. DIY 가구는 보통 본드를 거의 쓰지 않고 나사못만 이용해 만든다.

앉는 부분과 다리를 조립해 전체적인 프레임을 만든 뒤 등받이를 만들어 붙이니 벤치 모양이 완성됐다.

○ 샌딩과 염색

나사못을 박은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위에 다시 나무못을 박았다.

그 다음 사포를 붙인 샌딩 기계로 벤치 표면을 문질렀다.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을 다듬고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것. 원래는 사포를 거친 것, 중간 것, 부드러운 것으로 세 번 갈아가며 1시간 이상 하지만 이날은 15분 정도만 했다.

김 씨는 ‘훌륭하다’를 연발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벤치를 문질렀다.

샌딩이 끝난 뒤 마지막 과정으로 염색에 들어갔다. 천연 페인트와 천연 오일을 섞어 김 대리가 직접 만들었다는 월넛 색상은 아주 고급스러워 보였다. 천에 페인트를 묻혀 마치 벤치를 닦듯이 색을 칠했다. 붓을 써서 칠하는 것보다 더 색깔이 잘 먹고 칠하기도 쉽다.

염색한 벤치는 하루 정도 말린 뒤 왁스를 칠하면 된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이 의자에서 꿈을 키워가요”▼

벌써 결혼한 지 1년이 됐네요. 무엇으로 당신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한참 고민했어요. 무언가에 당첨이 된다는 건 내 인생에 없는 일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었지 뭐예요. 당신에게 이 소식을 얼마나 알려주고 싶었는지. 그러나 나의 깜짝 선물에 놀랄 당신 모습을 생각하며 참고 또 참았지요.

2002년 6월에 만나 이제 3년이 되어가네요. 2년은 연인으로, 1년은 부부로 살아 온 우리의 시간들. 당신은 늘 결혼에 대해 자신없어 하던 내게 서서히 ‘이 사람이라면 잘해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심어준 사람이에요. 그래서 세상에 단 한 사람, 내 일생을 곁에서 지켜봐주며 힘이 되어 줄 사람으로 난 당신을 선택했지요.

앞으로의 긴 인생에 비하면 1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난 1년 동안 당신이 보여준 노력하는 모습에 난 늘 감동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라 믿습니다.

좀 있으면 우리 아기가 태어나고 우린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정을 이루게 되겠죠. 아기로 인해 더욱 노력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기와 함께 성장하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선물하는 이 의자에서 당신이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그리고 10년 후를 계획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의 아이도 아빠와 똑같이 이 의자에서 인생을 꿈꾸고 계획할 수 있겠죠. 사랑해요.

◇다음 ‘독자 DIY’에서는 가방 만들기에 도전합니다. 나들이철을 맞아 피크닉용 가방이나 비치백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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