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 어윤대 총장 기념사 전문

  • 입력 2005년 5월 5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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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내외 귀빈 및 고대 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자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100년은 이 대학만의 100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민족이 겪어온 영욕의 세월을 때로는 지성의 가르침으로 때로는 저항의 횃불로 함께 해온 100년의 역사였기에 오늘 이 자리는 참으로 가슴 벅찬 감회를 갖지 않을 수 없는 자리인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고려대학교 100년의 역사를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 참으로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본인은 고려대학교를 대표하여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200여분의 국내외 대학총장님들, 국회의장님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귀빈들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어제 총장포럼에 직접 오셔서 말씀 해 주셨고, 오늘 또 영상으로 고려대학교 100주년을 축하해 주시는 노무현 대통령님에게도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본인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민족 고대 100년을 일구어온 우리 고대가족 여러분 모두와 함께 오늘의 이 큰 기쁨과 감격을 나누고자 합니다. 또한 지난 100년 동안 고려대학교에 넘치는 애정과 한결같은 후원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들에게도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본인은 고대 총장으로써 오늘의 기념식을 주관하게 된 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여기는 한편, 새로운 100년을 펼치는 사명감과 책임감 또한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 이 기념식이 지나온 100년을 자축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여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내외 귀빈 및 고대 가족 여러분!

오늘 고려대학교 교정에는 만개한 봄꽃들이 100년의 영광을 환호하고, 의연한 장송들은 고려대학교 100년의 기개를 드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0년 동안 고려대학교가 헤쳐 온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100년전 고려대학교는 망국의 위기 속에서 “교육으로 나라를 구하자”는 정신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일제의 암흑기와 전쟁의 혼란기, 군사독재의 탄압기를 거치면서 어느 한 시기에도 시대의 요청을 거부하지 않고 자유 정의 진리의 정신을 실현해 왔습니다. 이용익, 손병희, 김성수 선생 등 민족의 선각들이 쏟은 헌신과 의지가 견고한 토양을 이루고, 역대 이사장님과 역대 총장님 및 고대가족들이 고대정신을 뿌리내리는데 진력해 온 바, 지성과 야성, 전통과 현대, 인간과 자연을 아우르는 위대한 교풍을 수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00년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배움과 가르침을 나누었던 수많은 인재들은 우리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선도적인 역할로 대한민국의 번영을 일구어내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민주화도 이루었습니다. 20세기 후반 산업화와 민주화에서 우리나라처럼 성공한 예는 달리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성공의 원동력은 바로 교육의 힘이었고 고려대학교 100년의 역사는 그 힘의 중심적인 추동력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독립된 조국과 산업화, 민주화의 결실은 어쩌면 고려대학교의 건국이념인 교육구국 정신이 구현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 고려대학교의 100주년은 단순히 100년의 나이를 자축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민족과 함께 한 100년의 영광을 감격해 하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내외 귀빈 및 고대 가족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는 과거 100년을 자축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난 100년의 결실과 전통을 바탕으로 이제 다시 위대한 100년의 역사를 시작하는 일입니다. 이에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 ‘민족고대’에서 ‘세계고대’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비젼과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고려대학교는 제2의 개교를 준비하는 각오로 새로운 고대 100년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고 있습니다. <글로벌 KU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지성이 세계의 지성이 되고, 고려대학교가 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의 대학으로 거듭나는 실질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획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빠른 속도로 하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은 사라지고 있으며, 세계와 함께 나아가지 않는 발전이란 생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미래도 이러한 세계적 환경 속에서 구상되어야 한다는 믿음과, 대학의 세계화가 곧 대학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까지 높이는 길이라는 확신에서 우리는 <글로벌 KU 프로젝트>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려대학교는 우선 ‘대학구조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감각과 세계적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시스템을 갖추며 세계의 지성이 지역적 구속을 받지 않는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할 것입니다.

이미 고려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영어를 비롯한 원어 강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해외 석학들의 강의들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기관이나 사업현장 그리고 국제적인 기업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해외의 저명 대학에 고려대학교 건물이 속속 건립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려대학교는 ‘학문의 세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선 고려대학교는 자연과학분야를 중점 육성하여 ‘과학고대’의 위상을 높이고자 합니다. 과감한 투자로 획기적인 연구시스템을 새로이 구축하고, 산 ? 학 ? 연 협동연구체제를 활성화함은 물론, 연구기반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세계적인 과학자들을 초빙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인문학의 발전을 동시에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고려대학교가 추구하는 세계화는 무한경쟁의 세계화가 아니라 인류공동체의 공존과 공영을 지향하는 세계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화는 깊은 인문학적 정신이 과학과 기술의 원천으로 작동되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전통적 터전 위에 ‘과학고대’의 높은 이상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문학의 숨은 힘을 신뢰하고, 그 힘을 키우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다함께 꽃피는 배움의 광장에서, 학구적이고 전인적이며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지성이 탄생하고, 나아가 이들이 세계의 미래를 이끌게 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를 사랑하시는 내외 귀빈 및 고대 가족 여러분!

거듭 말씀드리지만, 오늘 이 자리는 민족 고대 100년을 자축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세계 고대 100년을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고려대학교는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명문대학에서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게 될 것이며, 고대인의 노벨상 수상도 수년 내에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고려대학교의 기본 책무는 학문의 발전과 인재의 양성을 통해서 민족사와 세계사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그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글로벌 KU 프로젝트>는 고려대학교의 학문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일 것이며, 학생들을 글로벌 리더로 양성시킬 것입니다. 그리하여 고려대학교의 지성이 곧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고, 나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대인이 견인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자유, 정의, 진리의 고대정신은 민족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의 정신이 될 것입니다.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고려대학교에는 이처럼 변화와 혁신의 물결이 넘치고 있습니다. 이 물결은 이미 민족의 산맥을 넘어 세계의 바다로 대장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세계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오늘, 지난 100년간 고려대학교를 키워주신 모든 분들의 숭고한 뜻과 정성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깊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내외 귀빈 및 고대 가족 여러분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5일 고려대학교 총장 魚允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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