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언론 인재 확보하라" 홍보팀 역량 강화

  • 입력 2005년 5월 5일 0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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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언론 인재’를 확보하라.” 삼성그룹이 신문이나 방송기자 등 언론사 출신 인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고위 관계자는 4일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주로 박사급 연구 인력과 관료 출신 및 인사 재무담당 전문가들을 외부에서 충원해 왔다”면서 “최근엔 홍보팀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언론사 근무 경험이 있는 유능한 인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핵심인재 확보에 있어선 영역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언론인 출신에 대한 스카우트를 독려하고 있어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삼성은 전문적인 기술 분야나 재무관리와 인사관리 등 경영의 핵심 부문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외부 영입을 추진해 왔지만 앞으로는 삼성맨 위주로 꾸려져 있는 홍보파트에서도 외부 인재를 적극 데려오겠다는 것.

홍보 파트에서도 ‘삼성맨’이라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잡종(雜種) 교배’로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이미 7, 8년 전부터 신문과 방송 출신의 기자들을 뽑도록 지시했다”며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스카우트 제의를 하면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기자경력 10년차 안팎의 기자 4명을 뽑아 정보통신 부문과 디지털미디어 부문에 배치했다. 이들은 기자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홍보 전략을 만들고 실제로 집행하는 실무도 맡고 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측은 “기자직에 우수한 인재가 많이 몰려 있는 것과 함께 최근 언론환경이 좋지 않은 것도 우리가 스카우트에 나선 한 배경”이라며 “구체적인 목표치를 정해 놓고 발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언론사에 근무하는 유능한 인재에 대해선 좋은 대우를 해 주고 발탁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그룹 내에선 구조조정본부 이순동(李淳東) 부사장과 삼성물산 오흥진(吳興桭) 상무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홍보를 맡고 있다. 역시 중앙일보 출신인 삼성언론재단 엄철민(嚴哲民) 상무는 삼성증권에서 홍보를 총괄하다 자리를 옮겼다.

또 삼성카드 홍보를 담당하는 박세훈(朴世薰) 상무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다. 방송기자 출신은 이번에 삼성전자 전무로 영입된 이인용(李仁用) 전 MBC 앵커가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언론사 출신 인사 기용에 대해 ‘삼성의 홍보에 변화바람이 부는 조짐’이라는 해석이 우세한 반면 ‘기자와 홍보는 다른 업무여서 상당한 실험’이라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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