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추적/운북 복합레저단지 개발

  • 입력 2005년 5월 4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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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영종도 운북동 주민들은 요즘 농사일을 끝낸 뒤 매일 저녁 주민대책회의를 연다.

7월에 이 동네 근방에 미사일기지가 이전해 오지만 인천시가 미사일 기지 이전의 반대급부로 약속한 ‘운북 복합레저단지’ 개발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화교자본 20억 달러(약 2조원)를 유치해 복합레저 단지 개발과 연계해 ‘차이나타운’을 짓겠다는 계획이 화교측 사업포기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복합레저단지 추진상황=운북 복합레저단지 조성은 송도 미사일기지를 이 동네로 이전함에 따라 주민지원 사업의 하나로 이뤄지는 사업이다.

인천시는 2003년 4월 부대 이전을 결정하고 그 해 8월 복합레저단지 조성 계획을 반영한 뒤 이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예단포 25만평은 관광어촌계로 개발하고 64만평에는 리조트를 짓는 등 89만평을 2008년까지 운북복합레저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뒤 시는 2004년 3월 30일 한국중화총상회와 20억 달러 규모의 화교자본을 유치해 차이나타운(리치밸리)을 짓겠다는 양서각서(MOU)를 체결했다.

송도 미사일기지는 7월부터 이 동네와 가까운 금산과 예단포로 이전한다.

▽확산되는 주민 불안감=당시 시와 한국중화총상회는 MOU 기간을 1년으로 정했다. 1년 안에 가시적인 투자를 끌어낸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인천시도시개발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중화총상회측에 합작법인 참여와 자금 출자를 요청했다.

하지만 올 3월 말 한국중화총상회는 인천도개공에 지분참여(자본금 납입)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개발사업 전체에 먹구름이 끼게 된 것.

운북동 일대 주민 500여명은 4월초 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군 당국에 6월말까지 구제적인 개발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미사일기지 이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주민들은 인천도개공이 10월부터 토지 보상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현재 인천도개공의 자금여력은 2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따라서 외국 투자자 없이 9000억원에 달하는 운북복합레저 단지 개발 사업 진행은 불가능하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어쨌든 20억 달러의 화교자본을 유치해 동북아 최대의 차이나타운을 짓는다고 떠들썩하게 홍보를 한 인천시의 외자유치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투자 파트너의 자금 조달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사업파트너를 발표해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오점을 남긴 것.

하지만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운북 복합레저단지 조성사업의 기본계획을 1월 확정했고, 6월 재정경제부의 실시계획 승인을 얻는 등 사업이 구체화되면 또 다른 투자자가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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