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지원자 3명중 1명 부적격자”…학력조작-마약복용 흔해

  • 입력 2005년 5월 4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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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 모병(募兵) 담당관이 한 청년에게 접근해 신병 지원을 권유한다. 고등학교 중퇴에 마약 복용 경력이 있는 청년은 입대 조건에 미달한다고 털어놓는다. 그러자 담당관은 그에게 가짜 고교졸업장을 발급해 주는 조직을 소개해 주고 마약중독 검사를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이상은 3일 미국 CBS방송 몰래카메라에 잡힌 신병모집 위법 실태다. 방송은 불법 모병 사실이 적발된 뒤에도 이 담당관은 처벌 받지 않고 모병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모병사령부(USARC)가 벌인 불법 모병 적발 건수는 957건. 1999년 612건에 비해 56% 이상 늘어났다. 그렇게 적발된 사례가 특별히 많았던 해는 2001년과 2003년으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이 일어난 해와 일치한다. 전쟁이 발발했는데 신병 지원이 턱없이 모자라자 미군 당국이 모병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부적격자까지 군대로 끌어들였음을 시사한다.

불법 모병 가운데 가장 많은 사례는 학력 미달과 마약 복용자들. 최근에는 구속 전과가 있거나 정신병력이 있는 젊은이들까지 모병 대상에 오르고 있다.

모병 담당관들은 “눈을 부라리고 찾아다녀도 모병 할당량을 맞추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오하이오 주에서 활동하는 한 모병 담당관은 “모병자 3명 중 1명꼴로 부적격자”라며 “부적격 모병자들이 입대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방법을 기술한 팸플릿이 비밀리에 나돌 정도로 불법 모병은 미군 전체에 공공연히 퍼져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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