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정부와 대화거부 “독립조항 삭제해야 협상”

  • 입력 2005년 5월 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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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어 대만 당국과의 대화를 사실상 거부했다.

왕짜이시(王在希) 중국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부주임은 3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민진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한 1992년 홍콩 합의를 인정해야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진당은 당 정강의 대만 독립 조항을 삭제하고 분열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천 총통과 민진당의 대륙 방문을 환영할 것이며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미사일 문제를 포함해 모든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총통은 이에 앞서 2일 “진정한 양안 대화를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만 정부 및 국가 지도자와 만나야 한다”며 “민주 평화 대등의 원칙 아래 중국과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왕 부주임의 이날 발언은 천 총통의 제의들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대만의 제1야당인 국민당 롄잔(連戰) 주석 간의 회담 의미를 격하시키는 한편 △양안 대화에 대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치 공세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안 당국간 대화는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진당이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면서까지 당 강령을 수정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날 중국인의 대만 여행 제한을 완화하고, 대만산 과일 수입 품목을 12개에서 18개로 확대하며 10여 개의 과일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해 양안간 민간 교류는 확대될 전망이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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