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건설플랜트 고공농성 장기화

  • 입력 2005년 5월 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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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건설플랜트 노조원들의 SK 울산공장 가스 분리탑(높이 68m) 점거 농성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일 ‘고공(高空) 농성’에 들어간 노조원 3명은 “단체협약이 체결 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경찰도 불상사를 우려해 지켜보고만 있는 형편이다.

경찰은 당초 2일 오전 특공대를 투입해 진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농성 노조원들이 분리탑 꼭대기에 설치된 볼트 2개를 제거해 프로판 가스 일부가 누출될 뿐 아니라 시너를 갖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강제진압 방침을 보류했다.

특히 농성 노조원들이 “강제진압에 나설 경우 극단적인 행동을 하겠다”고 밝혀 경찰은 분리탑 밑에 그물을 설치하고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배관 용접 비계 등을 담당하는 일용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울산 지역건설플랜트 노조는 석유화학업체의 보수를 담당하고 있으며 △하루 8시간 노동 보장과 유급휴일 및 주·월차 보장 △편의 및 휴게시설 확보 등을 요구하며 3월 18일 파업에 들어갔다.

전국건설산업노조 관계자는 “대표적 원청업체인 SK가 전문건설업체와 노조의 정당한 교섭을 방해하는 데다 노조탈퇴 요구 등 부당행위를 해 SK 사업장을 농성장으로 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국가 주요시설로 특별 관리되는 정유공장이 뚫렸다는 점에서 회사와 경찰의 경비도 문제로 지적됐다.

경찰은 노조원들이 1일 오전 7시를 전후해 철제 펜스를 절단하고 공장안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보안목표 ‘가급’ 시설인 이 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펜스를 절단하고 탑에 올라갈 때 까지 20여 분간 회사는 물론 경찰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당시 회사 경비원 30여명과 경찰 3개 중대 350여명이 회사 안팎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회사와 경찰은 이에 대해 “노조원들이 공장 보수공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회사 사정에 밝고 경비원 근무교대시간에 맞춰 진입했다”며 “공장이 넓고 펜스길이도 35km이나 돼 감시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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