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NHN 244억 vs DAUM 84억

  • 입력 2005년 5월 4일 04시 22분


코멘트

《‘깜짝 실적으로 시장을 놀라게 한 NHN, 터널을 통과 중인 다음커뮤니케이션.’ 국내 인터넷 대표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1분기(1∼3월)에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과 경기침체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NHN은 이례적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다음은 미국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NHN, 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는 추세다. NHN과 다음은 인터넷업계의 ‘삼성’과 ‘현대’로 불린다. 같은 업종이지만 전혀 다른 두 회사의 경영 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 NHN-깜짝 실적, 다음-터널 통과 중

NHN은 국내 검색광고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며 절대강자의 위치를 굳혔다. 1분기 검색부문 매출은 328억 원으로 작년 4분기(10∼12월)에 비해 18.8%, 작년 1분기에 비해서는 118%나 증가하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게임 매출액은 209억 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7.2% 감소해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음을 보여줬다.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것은 전자상거래 부문. 1분기 매출액은 44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1분기 4%에서 올해 1분기 6%로 높아졌다.

다음은 1분기 영업이익이 8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매출 증가보다는 비용 절감의 영향이 컸다. 부문별로는 온라인쇼핑 매출액이 145억 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8.2% 늘어나며 분기별로는 가장 많았다.

미국 라이코스와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의 손실에 따른 지분법 평가손실은 작년 4분기보다 30억 원 줄어든 15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음은 경상적자 규모를 253억 원에서 99억 원으로 줄였다는 점에 만족했지만 목표점인 흑자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

○ 경영 스타일의 차이

NHN의 창립멤버인 이해진(李海珍) 부사장과 김범수(金範洙) 대표는 1992년 삼성SDS 입사 동기. 나머지 핵심인사 가운데도 삼성SDS에서 영입한 직장 선후배가 많다.

인터넷업계에서는 삼성의 관리시스템이 NHN의 경영방식에 배어 있다고 평가한다. 철저한 관리시스템, 높은 연봉을 주고 우수인재를 데려오고, 돌다리도 건너기 전에 꼭 두드려 보고,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조직의 힘으로 움직이는 문화가 NHN의 특징.

반면 다음은 옛 현대그룹처럼 이재웅(李在雄) 사장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다음도 우수인재를 외부에서 대거 영입했으나 이 사장의 영향력은 아직 절대적이다.

스타일의 차이는 해외진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NHN은 문화적 차이가 적은 중국의 게임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 1위 기업과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반면 다음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인터넷포털 사업에 들어가면서 6, 7위권인 라이코스를 인수해 1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한국판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