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사랑의 혜민서, 소외이웃 1만2000여명에 仁術

  • 입력 2005년 5월 3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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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뇌병변 1급 장애인이 된 아들(9)을 봉사단원들이 찾아와 수개월 간 재활치료를 해주고 있는데 아들의 상태가 차츰 좋아져 진심으로 고맙게 느낍니다.”

대구 북구 태전동에 거주하는 최금자(35·주부) 씨는 대구보건대 학생과 교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인 ‘사랑의 혜민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봉사단체가 지역에서 봉사활동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 대구보건대에 따르면 2002년부터 운영 중인 이 봉사단체는 3년 간 학생과 교직원 등 6500여 명이 참가해 주민 1만2000여 명에게 3만1000여 건의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랑의 혜민서’는 이 대학이 조선시대 서민들의 의료기관인 혜민서(惠民署)처럼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이 단체는 물리치료과와 언어치료과 등의 교수와 학생으로 구성된 재활팀, 치위생 치기공과 교수와 학생 등으로 구성된 덴탈팀 등 모두 6개 팀으로 나눠져 있다.

이들 팀은 언어치료기와 X레이 기기를 갖춘 ‘방사선 버스’, 시력검사기와 초음파 검사장비 등이 구비된 의료차량, 미용시설을 갖춘 특수차 등 차량 4대를 이용해 대구와 경북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그동안 6개 봉사팀이 차량으로 이동한 거리만 10만km에 달한다.

이들 팀은 이달에도 4일부터 24일까지 4차례에 걸쳐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 등을 방문해 의료봉사활동을 펼친다.

3년 간 봉사활동을 한 이 대학 직원 박선경(朴仙璟·24) 씨는 “돋보기를 선물 받은 한 시골 할머니가 ‘고맙다’며 요구르트 한 병을 손에 쥐어주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살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대구 북구 영락양로원에 있는 정수만(79) 할머니는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찾아와 물리치료기로 아픈 어깨와 팔, 다리를 주물러 줘 신경통 증세가 많이 나아졌다”며 “1년에 4, 5차례 방문하는 횟수를 늘려 매달 양로원을 찾아주면 더욱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봉사단체를 운영 중인 조광호(曺光浩·방사선과) 교수는 “학생들이 전공별 봉사활동을 통해 실무능력도 키울 수 있도록 했다”며 “다양한 활동으로 바람직한 봉사활동의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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