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100년/동국대]의학…정보통신…첨단 대학인을 키운다

  • 입력 2005년 5월 3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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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홍기삼 총장은 “교수 교육업적평가 등을 도입해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동국대 홍기삼 총장은 “교수 교육업적평가 등을 도입해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대한제국 말 불교계 선각자들이 교육구국의 일념으로 1906년 5월 8일 문을 연 명진(明進)학교를 모태로 발전한 동국대가 내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일제에 의해 두 번이나 강제폐교를 당하는 수난을 겪은 끝에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동국대로 승격돼 현재 서울과 경주캠퍼스에 2만5000여명이 재학하고 있는 ‘건실사학’으로 발전했다.

개교 100주년을 앞둔 동국대 홍기삼(洪起三) 총장에게서 대학 특성화와 대학발전 청사진 등에 대해 들어봤다.

홍 총장은 “건학 100년의 ‘100’이란 숫자는 과거의 역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며 “개교 100주년을 새 출발의 계기로 삼는다는 의지로 ‘업그레이드 동국 프로젝트’를 마련해 학교를 학문 특성화와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교육 활성화 기틀 닦아=홍 총장은 2003년 2월 취임 이후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우수 교수를 대거 초빙하는 등 교육 여건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166명의 교수를 새로 뽑았고, 2학기에도 51명의 교수를 초빙하는 등 2010년까지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23명까지 낮출 계획이다.

홍 총장은 “학생들이 고교 때까지는 열심히 공부하지만 대학에서는 대충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제는 전공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도록 학생을 교육해야 하며 그러려면 교수부터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국대는 이를 위해 교수 연구업적평가에 이어 올해부터는 교육업적평가도 도입했다.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홍 총장은 “학생의 학습량을 최대한 늘리고 교수에게도 과제물을 가능한 한 많이 내주도록 부탁하고 있다”며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에 대한 교수의 피드백을 포함해 학생들이 학기 말에 교수강의를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성과급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이 과학기술논문색인(SCI) 수준의 국제학술지에 논물을 게재하는 경우 연간 1000만 원을 지원하고 국내 저명 학술지의 경우 250만 원의 논문 장려금을 지원한다.

중앙도서관을 새로 건립하고 구도서관은 리모델링을 통해 올해 2월 ‘만해관’으로 탈바꿈했다. 교수연구실과 강의실, 열람실도 크게 늘렸다.

▽의대·공대 특성화=동국대는 특히 의학과 공학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1983년 경주캠퍼스 한의대와 의대 출범 이후 포항병원, 경주병원, 분당한방병원, 강남한방병원에 이어 경기 고양시 일산에 의대·한의대 부속 동국대병원(일산 불교병원)을 설립했다.

6월 개원하는 일산 불교병원은 1000병상(양방 800, 한방 200 병상) 규모로 2010년 제3의학을 병행하는 매머드 복합문화병원이 될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영입하고 있다.

양방 25개과, 한방 8개과에 뇌혈관센터 등 4개 전문센터, 5개 클리닉을 운영하게 된다. 장기이식 수술이 가능한 수술실 16개에다 백혈병 치료에 필요한 조혈모세포 무균병실 등 첨단 시설도 갖추고 있다.

1990년대부터는 과학과 영상정보통신 분야에 역점을 둬 1991년 세계대학학술전산망을 개통했다. 1999년에는 기초과학연구센터(SRC) 분야와 공학연구센터(ERC) 분야에서 우수대학으로 동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1998년부터 4년 연속 정보통신부 선정 정보통신우수시범학교로 지정됐으며 그동안 축적된 정보화 성과와 노하우를 통해 영상정보통신대학원은 차별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국제교류 활성화=동국대는 글로벌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제교류 양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홍 총장은 “누구나 세계화를 강조하지만 내실 없는 세계화는 결국 ‘우리 것’은 없이 강대국의 조류에 휩쓸리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성이 있다”며 “우리의 학문과 세계적인 학문 추세를 조화롭게 병행하는 ‘지역의 세계화(globalization)’를 지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국해외탐방장학 프로그램은 재학생들이 여름 방학 때 전공과 관련된 주제를 선정해 해외 대학, 기업, 연구소, 지방자치단체 등을 방문·연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2002년 14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44명이 다녀왔다.

동국대는 또 미국 일본 중국 등 16개국 60개 대학과 학술 및 학생교류협정을 맺고 있다. 매년 자매대학에 교환학생도 파견한다. 지난해에는 50여 명이 미국의 미시간주립대 샘휴스턴주립대 노던주립대, 중국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난징(南京)대 상하이(上海)사범대, 일본 삿포로(札幌)학원대 등에 교환학생을 보냈고 올해는 120여 명이 나갈 계획이다.

참사람봉사단은 여름 방학마다 중국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의 발해대와 인근 초등학교에서 한글, 컴퓨터, 한국사, 사물놀이, 레크리에이션, 무용, 태권도 등을 가르치며 민간 외교봉사를 벌이고 있다. 경주캠퍼스 한의대생과 의대생들은 미얀마와 스리랑카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인술을 실천하고 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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