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이제는 디자인이다”

  • 입력 2005년 5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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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디자인이다.”

재계가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달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연 뒤 ‘디자인 열풍’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본보 4월 15일자 B1면 참조

▽전경련, 디자인 강화 선언=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특별위원회는 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경제인클럽에서 ‘디자인산업 발전 대책 세미나’를 열고 국내 디자인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디자인 클러스터(집적단지) 육성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전경련 산업특별위원장인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은 “국내 디자인 전문 업체들은 규모가 영세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도 부족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디자인 클러스터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정국현(鄭國鉉) 삼성전자 전무도 “국내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은 선진국의 70∼80% 수준에 불과하고 디자인 전문회사의 경쟁력도 매우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6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를 대상으로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디자인 전문회사 컨소시엄 2, 3개를 선정해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07년까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10개 안팎의 자생적인 디자인 클러스터를 만들기로 했다.

▽다시 입증된 ‘이건희 효과’=최근 재계에 디자인 붐이 급격히 확산된 것은 이 회장의 ‘밀라노 선언’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계에서는 “같은 말이라도 ‘한국 간판 그룹’의 총수인 이 회장의 입에서 나오면 전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는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 회장은 지난달 14일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둘러본 뒤 개최한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백화점에서 한 제품이 고객의 눈을 붙잡는 시간은 겨우 0.6초에 불과하다”면서 “이 시간 안에 고객의 발길을 잡지 못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기태(李基泰)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 사장은 “이제 제품 차별화는 디자인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디자인 역량을 높이는 데 주요 계열사들의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를 ‘디자인 경영’의 해로 설정하고 1등 디자인 창출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LG전자는 특히 ‘가장 잘 팔리고 가장 고급스러운 것’을 1등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꼽고 디자인 부문의 역량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한국의 디자인 산업 경쟁력 현황
구분상황수준발전 속도
대기업선진국 근접. 전문분야는 부족.빠름
디자인 전문회사수는 많지만 경쟁력은 취약.느림
연관 산업미발달, 개발도상국 수준.보통
진흥기관추진력은 우수하나 지속성과 일관성 부족.보통
인력시스템잠재력은 풍부하나 스타급은 부족.보통
투자환경개선 중이나 미흡한 편.빠름
홍보수단미흡함.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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