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 전시 브랜드카 DNA 알아보기

  • 입력 2005년 5월 2일 18시 28분


코멘트
《‘분명히 새 모델인데…?’ ‘2005 서울 모터쇼’를 찾은 관람객이라면 수입 자동차 업체들이 선보인 신차(新車)들을 보면서 어딘지 ‘낯익은’ 느낌에 고개를 갸우뚱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각 회사에서 새 모델을 디자인할 때도 빼놓지 않는 모델 고유의 특징 때문.》

신장(腎臟)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BMW의 ‘키드니 그릴’이나 사각형을 가로지르는 대각선이 특징인 볼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이미 잘 알려진 특징. 세계의 명차(名車)들에는 이렇게 ‘혈통’을 상징하는 ‘디자인 정체성’이 있다.

▽속은 바뀌어도 얼굴은 변하지 않는다=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서울 모터쇼에 내놓은 콘셉트카 ‘지프 트레오’는 수소 전지를 연료로 쓰는 환경 자동차. 라디에이터 자리에 전기 모터가 들어갔고 뒷좌석에 많은 짐을 넣을 수 있도록 앞좌석 2명, 뒷좌석 1명이 타도록 설계했다. 외형도 전체적으로는 ‘우주차’를 연상시키는 특이한 모양이다.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원형 헤드라이트와 7개의 흡기구로 이루어진 지프 그릴의 전통 만큼은 이어간 것.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의 군용 차량으로 처음 개발된 지프는 이후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모델을 선보였지만 그릴과 헤드라이트의 기본은 지켜 왔다.

GM코리아의 스포츠 세단 ‘사브 9-3’ 역시 사브가 가진 ‘그릴의 정체성’을 지켜 가고 있는 모델. 3부분으로 나뉜 그릴이 특징. 항공기 회사에서 처음 만들어진 모델답게 비행기 날개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 그릴은 1959년 ‘사브 95’에 처음 등장했고 1967년 ‘사브 99’부터 사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조등과 후미등, 그리고 ‘나만의 곡선’=‘캐딜락’은 후미등이 수직으로 튀어 올라 온 모양 때문에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서울모터쇼에 전시중인 ‘올 뉴 STS’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이 수직 후미등은 1965년부터 이어져 오는 캐딜락만의 특징. 캐딜락은 1905년부터 로고를 사용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푸조’의 상징인 ‘펠라인 룩(Feline Look)’은 헤드라이트에서 먼저 드러난다. ‘펠라인’은 고양이를 나타내는 형용사. 이 독특한 디자인은 1998년 ‘206 WRC’ 모델로 처음 선보인 뒤 ‘푸조 패밀리’에 확대 적용되기 시작했다. 한불모터스가 서울모터쇼에 출품한 디젤 자동차 ‘807HDi’를 비롯해 모든 차들에서 이 ‘고양이 눈’을 발견할 수 있다.

‘재규어’는 창업자 윌리엄 라이언스의 이름을 따 ‘라이언스 라인(Lyons Line)’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보디라인의 전통을 지켜 왔다. 특유의 4개의 헤드라이트에서 보닛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옆선은 재규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재규어 & 랜드로버 코리아가 서울 모터쇼에 내놓은 ‘뉴 S 타입 재규어’에도 40여 년 전부터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S 타입’의 라인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선보인 슈퍼 스포츠카 ‘SLR 맥럴렌’은 1950년대를 풍미했던 스포츠카 ‘SLR’의 유선형 차체를 복원했으며, 서울 모터쇼 출품 모델은 아니지만 포르셰도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유려한 차체 곡선이 특징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