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재선거…한나라 "고마워요 農心"

  • 입력 2005년 5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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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재선거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농심(農心)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곳에서 농촌지역으로 분류되는 11개 읍·면 가운데 8곳을 석권했다. 도시지역(일부 도농복합지역 포함)으로 분류되는 5개 동은 전부 열린우리당이 강세를 보였다.

농촌 쪽에서 한나라당 정희수(鄭熙洙) 후보는 1만4613표를 얻어 1만1652표를 얻은 열린우리당 정동윤(鄭東允) 후보를 2961표 차로 앞섰다. 반면 도시 쪽에서는 정동윤 후보가 1만2599표를 얻어 정희수 후보보다 1675표가 더 많았다.

한나라당은 ‘박근혜(朴槿惠) 바람’이 읍·면 지역에서 강력하게 불었다는 판단이다. 농촌 지역에서 투표참여율이 높은 50대 이상 ‘TK 토박이’들이 막판에 마음을 바꾼 것이 결정적 승인이 됐다는 것. 당초 영천은 각 정당의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이 열린우리당 후보에 비해 최대 17%가량 뒤졌던 곳이다.

현지 선거 캠프 관계자는 “박 대표도 이러한 사실을 감안해 읍·면 장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유세를 벌이고 대면접촉을 늘렸다”며 “농촌지역은 특히 박 대표가 나타나는 곳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녀 식지 않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고 말했다.

반면 ‘낙후된 지역을 살리려면 여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여당 측 논리는 농촌보다 도시에서 더 강렬히 먹혀들었다. 특히 최대의 아파트촌을 형성하고 있는 동부동에서는 정동윤 후보가 정희수 후보를 무려 1216표 차로 앞서기도 했다. 이 지역은 30, 40대 젊은층과 인근 도남공단, 본촌공단에 근무하는 외지 출신 근로자들이 상당수 포진한 곳이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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