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거리미사일 東海에 발사

  • 입력 2005년 5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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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일 오전 함경도의 미사일 발사기지에서 동해를 향해 단거리 미사일 1기를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동해를 향해 사거리 70∼120km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사실이 군 당국에 의해 포착됐다”며 “미국 측으로부터도 이 같은 정보사항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구 소련제 프로그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을 발사한 지점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기지인 함경북도 무수단리(옛 대포동)가 아닌 함경도의 다른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함경남도 신상리 해안에는 북한의 대표적 미사일 기지가 있다.

일본 정부 소식통도 이날 오전 미군 당국이 미사일 발사 정보를 방위청에 전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사일은 이날 오전 8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동해안 기지로부터 발사됐다.

일본의 관계 각료들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발사된 미사일이 8시 15분경 동해에 떨어졌다는 정보를 관방성으로부터 오전 8시 30분께 보고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사일 발사 정보는 미군의 조기경보 위성 등에 의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카드 미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이 있었고 동해에 떨어진 것 같다”며 “미국은 북한의 동향을 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우리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드 실장은 이날 폭스뉴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김정일(金正日)이 약속을 잘 지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은 깡패(bully)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북한이 발사 실험을 한 미사일은 사거리가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가는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핵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발사 실험을 한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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