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과 선물]와인선물, 받는 사람 나이-취향 고려해야

  • 입력 2005년 5월 1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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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벨리 아이스와인
블루벨리 아이스와인
《“아버지가 와인을 선물 받았는데 비싼 와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혹시 와인이 상할까봐 냉장고에 보관해 뒀는데 어떤 와인인지 궁금합니다. 와인 이름이 Romanee-Conti라고 돼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인터넷 와인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인 로마네콩티는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꼽힌다. 아무리 빈티지(수확연도)가 안 좋아도 500만 원 이상을 줘야 한다. 그러나 냉장고에 넣는 순간 와인의 가치는 확 떨어진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와인입니다. 귀한 자리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메모라도 적었더라면….》

국내에도 와인 애호가가 늘면서 와인을 선물하는 일이 많아졌다. 산지와 품종, 브랜드, 빈티지 등을 다 고려하면 세계적으로 수천만 가지의 와인이 있다. 국내에도 1만여 종의 와인이 수입돼 있다. 전문점에 가면 보통 수천 종이 기다린다. 와인 고르기는 쉽지 않다.

와인나라(www.winenara.com)의 도움말로 받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와인을 골라 봤다.

▽나이에 맞는 와인=20대는 와인을 서서히 좋아하게 되는 시기.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면 약간 단 맛이 나면서 상큼한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다. 호주의 블루벨리 아이스와인은 마시고 난 후 병을 꽃병으로 써도 좋을 만큼 괜찮다. 2만 원대. 캐나다나 독일산 아이스와인은 8만 원 이상을 줘야 한다.

프랑스의 트림바크 게부르츠트라미너는 장미향이 일품. 가볍고 단맛이 나기 때문에 약간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린다. 게부르츠트라미너는 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인데 단맛에 빠져 마시다 보면 취하기 때문에 ‘작업용’이라는 딱지가 붙었다.

30대는 가격에 비해 실속이 있는 와인을 선물하면 좋을 듯. 미셀린치 카베르네 소비뇽 리저브는 정명훈이 자신의 하우스 와인으로 즐긴다는 샤토 린취바쥐를 만드는 곳에서 나온 브랜드 와인이다. 정통 보르도 스타일로 묵직하고 진한 레드 와인.

이탈리아 키안티 지방의 와인은 한국 음식과 잘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몬테안티코는 3만 원 안짝에 구입할 수 있는데 세계적인 와인 잡지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40대 이상은 약간 비싼 게 어울린다. 이탈리아 와인인 알레그리니 아마로네는 알코올 도수 15도의 진한 와인. 수확한 포도를 말려 당도를 높인 덕분에 도수가 높아졌다. 장기 보관도 가능하다. 17만 원 선.

역시 이탈리아 와인인 사시카야는 와인 애호가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와인. 국가별로 할당되는 수량이 있을 정도다. 국내엔 2월에 들어온 2001년 빈티지가 남아 있다. 30만 원.

▽성격에 맞는 와인=차분하며 조용한 성격에는 와인의 향과 색, 맛을 천천히 맛볼 수 있는 와인이 좋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다소 고급스러운 와인이 적당하다.

이탈리아의 스트라디바리오는 피에몬테 지방의 바르베라 포도로 만든 와인. 라벨의 현악기가 멋스럽고 시간이 지날수록 향이 더욱 살아난다. 13만5000원.

프랑스 마고 지방의 샤토 도작은 모나지 않고 균형 잡힌 맛과 색이 일품이다. 빈티지에 따라 다르지만 16만 원 선.

유행에 민감한 사람에겐 화젯거리가 있는 와인이 좋다. 스파클링 와인인 모에샹동은 줄리아 로버츠와 주드 로 주연의 ‘클로저’에 등장한다. 5만9000원.

역시 스파클링 와인인 돔페리뇽은 ‘이탈리안 잡’에서 도둑들이 병째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16만 원.

▽와인 선물 노하우=우선 받는 사람이 와인을 즐기는지, 초보자인지를 반드시 알고 선물해야 한다.

또 주류전문점보다는 전문 와인 매장을 찾는 게 좋다. 갖춰 놓은 와인 종류도 다양할뿐더러 종업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어난 해에 나온 와인처럼 선물 받는 사람과 연관된 빈티지의 와인을 선물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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