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롄잔 분단 56년만에 國共수뇌회담

  • 입력 2005년 4월 2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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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중국을 감동시켰습니다” 대만 국민당 롄잔 주석은 29일 베이징 대학에서 강연을 갖고 “중국과 대만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대학 교직원들이 “롄형, 당신은 중국인들을 감동시켰습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롄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
“당신은 중국을 감동시켰습니다”
대만 국민당 롄잔 주석은 29일 베이징 대학에서 강연을 갖고 “중국과 대만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대학 교직원들이 “롄형, 당신은 중국인들을 감동시켰습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롄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주석이 29일 베이징(北京)에서 국공(國共) 수뇌회담을 갖고 1949년 양안 분단 이후 56년간 계속돼 온 양당 간 적대 상태의 종식을 선언했다. 국민당은 대만의 제1야당으로 양당 수뇌부의 만남은 1945년 마오쩌둥(毛澤東) 주석과 장제스(蔣介石) 주석의 회동 이후 60년 만에 처음이다.

두 지도자는 이날 1시간 40분간의 회담을 마친 뒤 공개한 5개 항의 언론발표문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채택한 1992년 홍콩 합의를 기초로 양안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홍콩 언론들은 이날 후 주석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일부 종목을 대만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의할 것이라고 전했으나 두 지도자가 실제로 이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5개 항은=언론발표문에 담긴 5개 항은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가입 추진 등 대만 국제활동 협의 촉진 △평등한 입장에서 양안 간 대화 회복 △양안 간 평화·안정 발전 기구 공동 구성 등 적대관계 청산 △전면적 경제 교류 확대 △당대당 정기교류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후 주석의 제의로 이뤄진 경제협력 분야의 양안 간 공동시장 구축에 대한 합의.

공동시장은 ‘경제무역관계 긴밀화 조치(CEPA)’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안고 있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고육책에서 나왔다. CEPA는 중국이 홍콩 및 마카오와 이미 체결한 ‘중앙정부 대 지방정부 간 협정’의 의미를 띤 것으로 대만의 반발을 부를 수 있고, FTA는 국가 대 국가 간 협정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

그러나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중국과 CEPA를 체결할 계획이 없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양안 화해에는 한계?=중국 공산당은 ‘역사적 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대만 제1 야당인 국민당은 ‘세기(世紀)의 악수’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국공 수뇌가 어떤 합의를 이루든 당장 양안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만 집권 민진당과 정부가 거부하면 실질적 진전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둥리원(董立文) 민진당 중국사무부 주임은 “중국이 반국가분열법을 제정한 마당에 민진당은 야당이 일으킨 중국 방문 열풍에 편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왜 공동 언론 발표문?=양당 수뇌부의 회담 내용은 외교상 생소한 용어인 ‘공동 언론 발표문(Press Communiqu´e)’의 형식으로 발표됐다. 국민당이 집권당이 아니기 때문에 양당 간의 합의가 구속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데다 실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양측은 고심 끝에 이 용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롄잔(連戰) 주석은 이에 앞서 이날 베이징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남북한이 형제의 마음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가며 양안 간의 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을 촉구했다.

후진타오와 롄잔
구분후진타오롄잔
나이6269
출생-상하이(上海). 본적은 안후이(安徽) 성 지시(積溪)현
-가난한 차(茶)상인의 아들로 태어남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대만 재정부장 출신의 부친을 둔 부유 한 가정 출신
학력칭화(淸華)대 수리공정과대만대 졸, 미 시카고대 국제정치학 박사
경력-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서기
-구이저우(貴州)성 및 시짱(西藏·티 베트)자치구 서기
-국가부주석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 사위원회 주석
-대만대 교수
-교통부장, 외교부장, 행정원장
-부총통
-국민당 주석
-2000, 2004년 총통선거 출마

성격 평가외유 내강온건 합리
양안관계 입장-‘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평화통일 추구
-대만 독립 불허
-현상 유지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며 중국의 무력 사용도 반대(불독불무 不獨不武)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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