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서서 잠드소서’…濠달링턴 직립매장 승인

  • 입력 2005년 4월 2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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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 주 달링턴의 농부들은 1985년 주 정부에 희한한 제안을 했다. 묘지난을 해소하기 위해 ‘직립 매장’을 하자는 것이었다.

묘지 면적을 줄임으로써 매장과 관련된 비용이 기존의 4분의 1에 불과한 1500호주달러(약 116만 원)밖에 안 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달링턴 농부들이 ‘고심 끝에’ 낸 아이디어가 마침내 20년이 흐른 뒤에 빛을 보게 됐다고 호주 일간 ‘더 에이지’가 29일 보도했다. 주 정부가 28일 시신을 똑바로 세워 묻는 방법을 승인했다는 것.

달링턴 지역에서 공동묘지 ‘팔라콤’을 운영하고 있는 토니 듀플렉스 사장은 “직립 매장의 ‘첫 고객’은 빅토리아 주 인구(약 460만 명)의 3분의 2가 집중된 주도(州都) 멜버른과 그 인근에서 나온 시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신이 묘지에 오면 우선 냉동 절차를 거친다. 그 다음 시신을 수직으로 세워 바둑판의 격자 모양처럼 조성돼 있는 묘지에 묻는다. 고인의 이름을 포함한 인적 사항과 묘지 위치는 묘지 입구의 벽에 새겨진다. 영화관 입구의 좌석배열표를 상상하면 된다.

듀플렉스 사장은 “일단 매장이 끝나면 묘지는 보통 풀밭과 다를 게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 그 위에서 소들이 풀을 뜯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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