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나는 전범이 아니다’…‘버려진 백성’ 조선 청년

  • 입력 2005년 4월 29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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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범이 아니다/문창재 지음/256쪽·1만 원·일진사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에 징발됐다가 전쟁이 끝난 뒤 연합군으로부터 ‘전범’으로 몰려 교수형을 당하거나 징역형을 받았던 ‘재일 한국인 전범 출신자’ 동진회(東進會) 회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 지은이는 일본 도쿄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이들의 기구한 운명을 접한 뒤 취재를 거듭해 왔다.

“일본은 수십만 명의 연합군 포로가 붙잡히자 조선과 대만 청년들로 하여금 감시하게 했다. 종전 후 조선 청년들은 보복성 재판을 연합군 측으로부터 받았다. 제대로 항변할 기회조차 없었다. 이들은 조국이 광복을 맞은 뒤에도 도쿄 스가모 형무소에서 형을 살았다.”

지은이는 이 조선 청년들이 자살하거나, 정신병원으로 가기도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배상해 줘야 마땅하지만 실정법이 없어 어쩔 수 없다”며 배상을 기각했다. 한국 정부도 이들의 주장에 제대로 귀를 기울여본 적이 없다. 한국 정부는 1965년 일본에서 받은 청구권 자금을 나눠주는 데도 이들을 제외시켰다. 지은이는 이들을 ‘버려진 백성’이라고 표현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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