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이론’ 창시 안드레 군더 프랑크 사망

  • 입력 2005년 4월 28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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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종속이론의 대표적 이론가로 한국 진보 사회과학계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던 안드레 군더 프랑크(사진) 씨가 23일 사망했다. 향년 76세.

룩셈부르크에 살고 있는 그의 유족들은 개인 홈페이지에 “암으로 투병 중이던 고인이 최근 병세가 악화된 끝에 숨졌다”는 글을 남겼다.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종속에 의한 저발전의 심화’라고 설명하며 선진국 주도 자본주의에 도전장을 던졌던 그의 죽음은 라틴아메리카의 몇몇 언론을 제외하고는 외신을 통해 전혀 보도되지 않아 쓸쓸함을 더했다.

1929년 독일의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1941년 나치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1957년 시카고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2년 라틴아메리카로 건너가 10여 년간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에서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종속 문제에 천착했다.

1968년 칠레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자 자문역을 맡았다가 1973년 군부 쿠데타로 아옌데 정부가 붕괴하자 유럽으로 탈출해 독일과 영국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그의 종속이론은 선진국 주도의 근대화론에 대한 비판이론으로 각광받으며 전 세계 진보 진영에 이론적 무기를 제공했고 1970년대 한국에도 수입돼 군부독재 비판과 한국 자본주의의 종속성 연구에 접목됐다. 대표작은 종속이론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저발전의 발전’(1966). 국내에는 ‘리오리엔트’(1998)가 2003년 번역 출간됐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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