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의원들 ‘사투리 바꿔 말하기’ 행사 웃음꽃

  • 입력 2005년 4월 28일 19시 09분


코멘트
28일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가 주최한 ‘영·호남 사투리 어울림 한마당’에서 영호남 의원들이 서로 상대방 지역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원기 국회의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이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김경제 기자
28일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가 주최한 ‘영·호남 사투리 어울림 한마당’에서 영호남 의원들이 서로 상대방 지역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원기 국회의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이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김경제 기자
“지는예 참말로…아따 불편해 죽겠네잉, 아무튼 억수로 고맙심데이.”(열린우리당 주승용·朱昇鎔 의원)

영남과 호남 출신 의원들이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 주최로 28일 열린 ‘영·호남 사투리 어울림 한마당’에서 각각 출신 지역 사투리를 바꿔 구사하며 자웅을 겨뤘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주 의원(전남 여수 출신)처럼 중간 중간 자신의 고향 사투리(‘아따 죽겠네잉’)를 연발하는 엉성한 수준이었지만 참가자들은 모두 즐거워했다.

이 행사에는 영남 출신 열린우리당 조성래(趙誠來), 한나라당 김충환(金忠環) 김명주(金命柱) 의원과 호남 출신 열린우리당 양형일(梁亨一) 주승용 채수찬(蔡秀燦) 의원이 선수로 출전했다.

전북 전주 덕진 출신의 채 의원은 ‘경상도 버전’으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채 의원은 “요새 사람들이 아를 안 낳는데 억수로 심각합니더. 밤 9시만 되마 전기 끊어 삐고, 10시면 통행 금지해가 아 낳는 분위기를 맹글어야 합니더. 에너지도 애끼고 출산율도 높이는 일석이조라 안캅니까”라고 어설픈 영남 사투리를 이어가자 폭소가 터졌다.

경남 통영 출신의 김명주 의원도 “한산섬 저 머다냐 달이 겁나게 밝은 밤에, 큰칼을 헤리춤에 차불고 나라에 대한 허벌라게 깊은 근심에 잠겨 있는 시방 워데서 한가락 피리 소리가 이로코롬 나으 애간장을 태워분가”라고 ‘전라도 버전’ 이순신 장군의 시조로 응대했다.

경북 출신인 김충환 의원과 부산 출신 조 의원 등은 경상도 억양에 ‘아따’ ‘쪼까’ ‘솔찬히’ ‘뭐시여’ 같은 전라도 단어를 섞어 쓰다 반응이 시원치 않자 ‘내 말에 동감허시면 박수 좀 보내 주쇼잉’ 같은 말로 관객들의 폭소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과 권오룡(權五龍) 행정자치부 차관 등도 참석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