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미시 학생’ 캠퍼스 새바람

  • 입력 2005년 4월 28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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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파이팅!”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는 대덕대에는 주간에 공부하는 ‘미시 학생’들이 유난히도 많다.

대학 측이 2002년부터 주부들이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보지 않고 입학해 공부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주변이 연구단지여서 남편이 연구소에 출근한뒤 학교를 찾는 주부들이 많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전체 학생 4000여 명 가운데 미시 학생은 180여 명이나 된다.

인기가 높은 사회복지학과의 경우 올해부터 학년별로 40명씩의 ‘성인반’을 편성했다. 대전지역 대학 가운데 주간에 성인반을 편성한 것은 대덕대가 처음이다.

2년 학사과정을 1년 반만에 졸업할 수 있는 ‘연간 3학기제’도 주부들이 몰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3학기제는 대덕대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미시 학생들이 대학에 다니는 동기는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기회를 놓친 경우부터 다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자격증이나 전문 기술을 배우려는 경우까지 가지가지.

올해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홍연홍(30·여) 씨는 한남대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한 뒤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유치원으로 업종을 바꾸기 위해 진학했다.

레스토랑 창업경영과 2학년 안동숙(56) 씨는 손주까지 둔 할머니 학생. 그는 경험하지 못했던 캠퍼스 생활을 만끽하며 열심히 공부해 맛있는 서양 요리를 손주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 꿈이다.

전자상거래과 2학년 이정희(38) 씨는 서울대 농가정학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에 다시 입학했다. 앞으로 중앙아시아로 이주해 한국과의 전자상거래를 위한 사이트를 운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미시 학생들의 학습태도가 워낙 성실하고 진지해 일반 학생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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