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로플린총장 ‘생활속의 교육’ 비상선포

  • 입력 2005년 4월 27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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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대변혁을 담은 ‘로플린 구상’으로 사회적 논쟁을 불러 왔던 로버트 로플린(사진) KAIST 총장이 당초 구상보다 훨씬 완화된 ‘KAIST 비전’을 확정해 27일 발표했다. 로플린 총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모델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교과과정 대폭 변화=학부과정에 의학 법학 경제 경영 예술분야의 커리큘럼을 대폭 확대한다. 특히 이들 분야의 경우 각각 5, 6개 과목을 설치해 관련 분야 대학원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한다.

의학의 경우 임상보다는 의료기기 및 기초의학, 법학은 전통 법률보다는 정보기술(IT)과 특허 관련 분야에 중점을 두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또 대학원에 의과학 전공을 두기로 했다. 그는 또 생활 속에서 즐겁고 자연스레 이뤄지는 교육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현금을 가지고 총장과 학생들이 함께 하는 포커(카드 게임의 일종)의 밤’을 가질 용의가 있다는 것.

로플린 총장은 “현대 경제는 게임 상황과 비슷한 게 비일비재하므로 공대생도 현대 경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룰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게임을 통해 학생들과의 교류를 늘리고 학생들도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영어를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수사회 변혁=2010년까지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교수들을 대폭 초빙하기로 했다. 현재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 전임교수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

▽당초 ‘로플린 구상’과의 비교=지난해 12월 초 발표된 로플린 총장의 구상은 학생 정원을 2만 명으로 현재보다 3배가량 늘리고 등록금은 연간 1인당 600만 원(현재 90여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KAIST 비전에선 ‘정원 동결과 등록금 급격 인상 자제’로 바뀌었다.

법과 및 의과 예비과정을 두겠다던 구상도 이들 분야의 커리큘럼을 확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로플린 총장은 당초 구상에서 많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개념상으로는 같다. 다만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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