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인기직종]<3>외국계 기업 직원

  • 입력 2005년 4월 2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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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컨설팅기업 에델만코리아 직원들이 외국인 임원과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 에델만코리아
PR컨설팅기업 에델만코리아 직원들이 외국인 임원과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 에델만코리아
《지난해 12월 한국P&G에 입사한 박정연(23·여) 씨는 현재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다. 박 씨는 대학 시절 외국계 기업이 주최한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해 세 차례나 수상했다. 인턴십에 참가한 경력도 두 번이나 있다. 그는 회사 생활에 대해 “논리와 이를 입증하는 자료가 뒷받침되면 직급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며 “마케팅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고 임원들로부터 피드백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출근도 오전 8∼10시에 자유롭게 하고, 시간에 얽매이기보다는 일을 처리하는 속도나 효율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기업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데다 비교적 보수가 높고 능력에 따라 성과급이 부여되기 때문.

남녀 간 고용 조건이 비교적 평등한 데다 외국에 있는 본사나 지사 등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최근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채용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기업별로 올해 채용 계획을 살펴보면 ING생명보험이 50명을 선발하는 것을 비롯해 △한국지멘스 40여 명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30명 △한국에이버리 26명 △한국델파이 20∼30명 △한국유나이티드제약 20∼30명 등이다.

▽어떻게 뽑을까=외국계 기업은 경력자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수시 채용하는 것이 특징. 신입과 경력직 채용 비율은 3 대 7 정도로 경력자의 비중이 높다.

수시 채용 비율도 높다. 채용전문업체 리크루트가 56개 외국계 기업을 조사한 결과 46개사(82%)가 수시 채용으로 직원을 뽑았다.

외국계 기업은 업무별로 역할과 지시 내용이 세분화, 문서화돼 있다. 이에 따라 채용도 업무 내용에 따라 구분해 진행한다. 그 때문에 지원자는 자신의 업무 전문성을 키워 도전하는 것이 좋다.

채용 절차는 대략 서류전형, 1·2차 면접 등으로 이뤄진다. 1차 면접은 실무자가, 2차 면접은 임원이 참석하는 것이 보통이다.

면접 과정에는 영어 프레젠테이션, 토론이 포함된다. 인턴십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보편화돼 있다.

최근 채용전문업체 잡링크가 올해 채용계획을 세운 226개사를 조사한 결과 151개사(66.8%)가 “신입사원 채용 때 인턴십을 활용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푸르덴셜생명은 6주간, 로레알코리아와 한국P&G, 모토로라코리아는 2개월, 썬마이크로시스템스는 6개월간 인턴 근무를 실시한 뒤 정식 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한국지멘스는 독일 본사에서 인턴 근무를 하는 ‘지멘스 학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로레알코리아는 공모전 수상자에게 인턴십 기회를 주고 소니코리아는 공모전에서 우수상 이상을 받은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취업 준비 및 유의사항=외국계 기업은 소수의 인원을 수시로 뽑는 만큼 채용 정보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기업이나 업종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기업의 인사담당자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두는 것이 좋다. 또 수시로 관심 있는 업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사원을 모집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외국기업협회(www.forca.org)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www.amchamkorea.org)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채용 정보와 함께 자세한 기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도 필수다.

이력서뿐 아니라 면접도 모두 영어로 진행되므로 단순히 토익이나 토플 점수가 높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유의할 점도 많다.

외국계 기업은 ‘이익이 없으면 철수한다’는 것이 특징. 실제 1990년을 기점으로 외국 회사들이 소리 소문 없이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직원들이 피해를 본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소규모 대리점이나 연락사무소의 경우 국내 기업보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경우도 많고 고용 보장이 어렵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로레알코리아 입사 박주호씨▼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능력을 키웠습니다. 특히 컨설팅 동아리에서 토론하고 공부한 경험이 경영 마인드를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올해 로레알코리아에 입사한 박주호(28·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사진) 씨는 대학 시절 컨설팅, 농구, 스킨스쿠버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로레알코리아는 서류전형→영어그룹 토론→인턴십 워크숍을 거쳐 인턴십 대상자를 선발한다. 이후 두 달간의 인턴 근무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뽑는다.

“이력서와 커버 레터는 비교적 간단하게 썼어요. 동문회장 학생회장 등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한 경험과 활동을 소개하며 ‘열정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외국계 기업 취직을 위한 필수 요건은 영어 실력. “영어로 유창하게 말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정연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듣고 다른 사람이 말을 하다 막히면 도와주는 등 배려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워크숍을 진행하는 1박 2일 동안은 동료 소개하기, 모의 인터뷰, 향수 마케팅 방법 발표 등 일곱 가지 과제가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인턴 과정에서는 ‘영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박 씨는 먼저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을 조사했다. 또 영업사원과 동행해 이들이 구체적으로 하는 일과 소요시간 등을 파악한 후 업무 효율 개선 방안을 제출했다. 박 씨가 제안한 내용은 실제 업무에도 상당부분 활용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프랑스 본사나 미국, 영국 등으로 순환 근무를 하며 보다 넓은 세상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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