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변동… 개인 직접투자 늘어

  • 입력 2005년 4월 27일 0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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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하루 변동 폭이 커지자 외환 매매를 통해 투자 수익을 올리려는 ‘개미군단’이 늘고 있다.

환(換)리스크를 최소화한 금융상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외환은행 외환업무부 이종훈(李宗勳) 차장은 “그동안 외환시장의 주인공은 외환딜러나 일부 대기업의 외환 관련 직원이었지만 요즘에는 개인투자자나 중소기업들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외환투자 급증=외환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외환 차액결제 거래’ 시스템에 개인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차액결제는 달러를 실제로 사지 않으면서 주문가격과 일정 시점이 지난 뒤 청산가격의 차이만큼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얻는 거래 방식. 거래도 주식매매처럼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개인 스스로 ‘외환딜러’ 역할을 하는 셈.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개인 고객은 지난해 4월 25명에서 지난달 말 현재 230명으로 늘었다. 거래대금도 월평균 11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선물회사를 통한 외환 직접투자에도 고객이 몰리고 있다.

KR선물(www.krfutures.co.kr)이 18일 시작한 ‘외환 마진거래’에는 벌써 20∼30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계좌를 트고 엔-달러, 달러-유로 등 이종(異種)통화 간 거래를 하고 있다.

증거금 2000달러를 맡기면 1계약(10만 달러)을 살 수 있는 이 거래는 뉴욕 런던 도쿄(東京) 등 전 세계 외환시장이 무대.

KR선물 관계자는 “외환 마진거래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세계적으로는 하루 거래금액이 1조7000억 달러에 이른다”며 “다른 선물회사들도 곧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환율 관련 상품 인기=신한은행이 15∼25일 판매한 ‘제5차 환율연동(아시안 바스켓) 파워 인덱스 정기예금’에는 모두 121억 원이 몰렸다. 단일 통화에만 투자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원화와 대만달러, 싱가포르달러로 구성한 환율지수에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5차 상품 가운데 환율지수가 하락해야 수익률이 올라가는 하락형 1, 2호에 109억 원이 들어왔다. 환율 추가 하락을 점치는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2월 중순부터 판매 중인 외환은행의 ‘하이파이 플러스 외화예금’에도 2개월여 만에 5000만 달러가 몰렸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달러 평균 매입단가를 조절할 수 있는 데다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수익도 올릴 수 있어 유학생과 개인사업자에게 인기다.

▽환율상품 거래 때 주의점=최근 나오는 환율상품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과 결합돼 있어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각 은행이 무료로 제공하는 환관리 시스템을 이용하거나 환율 관련 상담을 미리 한 뒤 상품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

외환 차익거래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일반 정기예금에 비해 리스크가 커 원금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 결정 메커니즘을 숙지한 뒤 소액 투자로 시작하거나 처음부터 간접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외환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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