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상고’ 김기욱 촬영중 무릎인대 파열 증상

  • 입력 2005년 4월 26일 19시 27분


코멘트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맨 김기욱(왼쪽)이 오락 프로그램 녹화 도중 중상을 입어 4-5개월간 활동할 수 없게 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맨 김기욱(왼쪽)이 오락 프로그램 녹화 도중 중상을 입어 4-5개월간 활동할 수 없게 됐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방송사의 안전 불감증이 또 한번 큰 사고를 불렀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목 오후 11시 5분)의 ‘화상고’ 코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김기욱(22)이 다른 오락 프로그램 녹화 도중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김기욱은 25일 오후 5시 반 경기 고양시 일산 SBS제작센터에서 ‘일요일이 좋다’(일 오후 6시) ‘X맨’ 코너의 ‘단결 말 타기’ 게임을 하던 도중 다른 출연자가 자신의 등에 올라타는 순간 넘어져 부상했다.

김기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왼쪽 무릎 뒤쪽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고 이날 오후 10시부터 6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김기욱은 3, 4개월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웃찾사’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SBS는 ‘단결 말 타기’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X맨’ 코너는 유지하기로 했다. 지석원 SBS 제작본부장은 “‘단결 말 타기’에는 공중에서 찍어 누르듯 타지 말라는 등의 안전수칙이 있는데 출연자들이 재미있게 하려다가 뜻밖의 사고가 난 것 같다”며 “출연자 상해보험 등을 통해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고 추가 보상 여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결 말 타기’에선 이전에도 아찔한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24일 방영된 ‘X맨’에서는 몸무게가 가벼운 출연자 가수 타블로가 씨름선수 출신인 MC 강호동의 말 타기를 받아내겠다고 자청했다가 힘에 겨워 넘어지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누리꾼(네티즌) ‘한아름’은 SBS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평소 ‘단결 말 타기’를 보면서 불안했는데 결국 사고가 났다”며 “출연자를 육체적으로 괴롭혀 억지웃음을 주는 코너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웃찾사’의 이창태 PD는 “김기욱이 빠진 ‘화상고’를 내릴지, 다른 개그맨을 투입해 유지할지는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성우 장정진 씨가 KBS2 ‘해피 선데이’에서 떡 먹기 게임을 하다가 기도가 막혀 숨지는 등 방송사 오락 프로그램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출연자들의 안전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방송계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